개정법, 자산·수익가치 동시 고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개정 자본시장법은 합병 절차 곳곳을 손봤다. 우선 합병을 결의하는 이사회는 가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서를 공시해야 한다. 계열사끼리 합병할 때는 감사·감사위원회가 외부평가기관을 고른다. 반대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회사와 가격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사회가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를 고려해 값을 정한다.
현행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과 같이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거래 시 또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가액을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에 대해, 지배주주가 자신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함으로써 일반주주의 이익과 상충되는 방향으로 합병가나 매수가가 산정될 유인이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는 게 투자 업계 시각이다.
개정법에 따라 합병 등을 결의하는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는 ▲합병 목적 ▲기대효과 ▲가액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 및 공시해야 한다.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을 평가받고 공시를 해야 한다. 기존에는 외부 전문평가기관 평가를 받도록 했는데, 개정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법률로써 공시까지 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계열 관계인 상장사 간 합병이나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합병에서는 외부평가기관을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선정해야 한다. 기존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선정에 대해 감사 동의나 감사위원회 의결을 받도록 했는데, 이 보다 강화한 것이다. 주권상장법인은 계열사 간 합병에 있어서 그 특수관계인과 합병 등의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채무보증·담보제공·임원겸직)를 추가 공시할 의무를 부담한다.
주권상장법인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가격 산정방법도 변경된다. 기존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에선 주주와 회사가 협의하되 합의가 안 되면 증권시장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가격을 정했다. 개정법은 협의가 불발되면 이사회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주식가격과 자산가치, 수익가치를 종합 고려해 매수가격을 정하도록 한다.
개정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이 이사회 의견서 작성 및 공시, 외부평가기관 선정, 이해관계 공시, 매수가격 산정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 금융위원회는 그 이유를 제시한 후 관련 사실을 공고하고 정정을 명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임원 해임 권고, 일정 기간 증권 발행 제한 등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