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투자 부담 커진 전고체…'가격 경쟁력'이 관건
R&D 비용 3년 만에 32% 급증…수익성 압박
대규모 CAFEX로 잉여현금흐름 3년 연속 적자
전고체 합리적 가격 경쟁력에 수익성 확대 필요
공개 2026-07-2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5일 17:3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삼성SDI(006400)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차세대 배터리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업황 둔화로 실적과 재무 여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불어난 연구개발(R&D) 비용과 자본적지출(CAPEX)이 수익성과 재무구조 모두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생산 비용이 높아 마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당장은 차세대 배터리의 수익 구조부터 다지는 일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결국 투자를 계속 확대하기 앞서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사진=삼성SDI)
 
대규모 투자 지속…수익성 압박에 차입부담 '이중고'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25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전고체, ESS용 리튬·인산·철(LFP), 나트륨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과 연구개발(R&D), 양산까지 아우르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글로벌 양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앞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부터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R&D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현금흐름을 갉아먹으며 차입 규모까지 키우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R&D 비용은 435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2.2%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3570억원)보다 21.9% 늘어난 수치다. R&D 비용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22년 1조 764억원에서 지난해 1조 4209억원으로 3년 만에 32% 뛰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비중도 5.4%에서 10.7%로 5.2%포인트 상승했다. 전기차 전방산업 둔화 여파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R&D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 수익성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 CAPEX 역시 현금흐름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CAPEX는 6003억원으로 전년 동기(9035억원) 대비 33.6% 줄었음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51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막대한 CAPEX가 이어진 여파로 FCF는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조 9572억원→-6조 4952억원→-2조 3367억원→-5151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자체 자금 조달 여력이 떨어지면서 차입 부담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총부채는 19조 5964억원으로 전년 말(18조 6852억원)보다 4.9%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5조 9142억원으로 전년 말(5조 3906억원) 대비 9.7% 급증했다. 여기에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도 전년 말(2조 8억원) 대비 8% 감소한 1조 8397억원을 기록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고체 수익성 기여 물음표…가격 경쟁력 확보 '관건'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양산을 앞둔 전고체 배터리마저 높은 가격 탓에 수익성 기여도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고체 배터리의 수익 구조는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폭발 위험이 적고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가치는 높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수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4~5배 정도 비쌀 것"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상황이 다소 불투명해졌다"라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시장에서 추산하는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단순 계산에 불과하며 각종 비용을 실제로 반영하면 4~5배라는 추정치보다 훨씬 비쌀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술은 상당한 고난도 기술로 아직 어떠한 실체도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양산을 논하기에 앞서 기술력부터 증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 CATL도 상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기보다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가격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삼성SDI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배터리 다각화를 위해 이미 대규모 R&D 비용과 CAPEX를 투입한 상태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 6549억원 중 3541억원도 전고체 배터리 투자에 쓰일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으면 향후 투자확대 계획은 시기상조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양산 초기에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향후 생산량이 늘고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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