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카카오(035720)가 올해를 인공지능(AI) 전환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조직 개편과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시장이 기대하는 가시적인 성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중심으로 그룹사 서비스 연계와 외부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용자 지표와 수익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는 기존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AI 사업의 성과가 예상보다 늦어진 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카카오)
카나나 성과 여전히 미미…사업 실적 지연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앞세워 그룹사 서비스 연계와 공공 및 외부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의미 있는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소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앱 개편과 에이전트 기능 도입을 통해 일평균 체류시간을 20%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뚜렷한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 피드형 개편에 따른 친구탭 체류시간은 기대 이상으로 늘었지만, 챗GPT 형식을 접목한 카카오톡 AI 서비스와 카나나의 체류시간 확대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AI 신사업의 실적 기여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기대했던 것은 카카오톡 지면 확대를 통한 광고 성장보다 AI 에이전트 '카나나'의 성과였지만 아직 의미 있는 결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사 갈등도 AI 전략 실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부분파업과 '로그아웃 데이'를 잇달아 진행하며 성과급 지급 기준과 계열사 고용 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와 노조는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양측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시장에서는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 조직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신규 서비스 개발과 조직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IB토마토>에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용자 반응과 경험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매출 발생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케팅비 증가…AI 투자 확대 속 성과 입증 과제
카카오는 올해 AI를 그룹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이후 AI 조직과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을 본사에 흡수합병하며 AI 역량을 통합했고, 카카오톡 기반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공개했다. 여기에 오픈AI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AI 서비스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 사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AI 투자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9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14억원으로 13.71% 늘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2조 482억원, 영업이익은 22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74%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광고와 커머스 등 기존 핵심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AI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지출도 늘어나고 있다. 2분기 전사 마케팅비는 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55%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신규 서비스 확대와 이용자 확보를 위한 비용 집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광고와 커머스 사업에서 창출한 이익이 AI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AI 사업의 성과가 언제부터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카카오의 기업가치와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는 AI 서비스들의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미 출시된 서비스들의 화제성과 이용자 확대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다소 더디지만, 단기 트래픽보다 이용자 리텐션과 경험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AI 에이전트의 수익화가 하반기에는 일부라도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