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준하 기자]
컴투스(078340)가 주요 게임들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부실로 연결 실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회사 손실이 누적되면서 완전자본잠식 사례까지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나 매각, 청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인수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지급보증과 출자전환 등으로 청산 시 재무 부담이 모회사로 이전될 수 있어 실제 사업 정리가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컴투스)
자회사 손실로 손실 폭 확대…매각설도 제기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연간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고 3개 분기 만에 손실로 전환한 것이다.
게임 사업의 경쟁력은 탄탄하다. 2014년 출시 이후 오랫동안 흥행을 이어가는 롤플레잉게임(RPG)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야구 게임 시리즈인 ‘컴투스프로야구’, ‘MLB 9이닝스’ 등이 핵심 지적재산권(IP)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야구게임 라인업은 최근 합산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으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결 실적에서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손실이 연결 손익을 끌어내린 영향이 크다. 3분기 기준 컴투스의 종속회사 17개 중 11개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미디어·콘텐츠 부문에서 발생했다. 별도 기준 컴투스 본사가 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자회사들의 손실이 더해지며 적자 폭을 키웠다. 컴투스는 게임 사업 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종합 콘텐츠 기업을 표방하면서 사업을 확대했으나 현재까지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컴투스의 가장 큰 종속회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위지윅스튜디오(299900)다. 위지윅스튜디오는 3분기 기준 84억원의 영업손실, 1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특히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라는 자회사가 영업손실 51억원, 당기순손실 81억원을 기록하며 손실이 컸고, 모회사로부터 제공받은 대여금은 7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유동비율이 71%에 그쳐 유동성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여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지윅스튜디오의 또 다른 콘텐츠 자회사 ‘더블유컬쳐’는 청산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지분법 적용도 중단됐다.
콘텐츠 산업 전반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제작비 상승과 광고 시장 위축, 전방산업의 콘텐츠 수요 둔화 등 요인이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제작이 완료된 콘텐츠가 판매되지 않을 경우 투입된 제작비는 IP 보유 시 무형자산, IP 미보유 시 재고자산으로 인식되며 편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손상차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완전자본잠식 자회사도 존재…매각·청산도 쉽지 않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들도 있다. 케이팝 공연 및 이벤트 플랫폼 ‘마이뮤직테이스트’, 모바일게임 개발사 ‘펀플로’, 가상현실(VR) 게임사 ‘컴투스로카’의 자본총계는 각각 -303억원, -102억원, -23억원이다. 정상 영업만으로 재무구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2년 컴투스가 인수한 마이뮤직테이스트는 글로벌 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연 수요를 예측해 투어와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업 모델을 내세웠다. 그러나 오프라인 공연은 대관료, 아티스트 개런티, 체류비용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전반적인 공연 제작비가 상승한 점도 부담 요인이 되면서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만으로 손익 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들의 재무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나 사업 정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청산이나 매각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회사의 사업 전략과 방향성, 재무 전망 등이 향후 등급 방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매각이나 청산이 현실화되기까지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 미디어·콘텐츠 산업 전반의 사업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기업을 인수하려는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청산 역시 리스크를 동반한다. 컴투스는 마이뮤직테이스트의 은행 차입금에 대해 총 64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청산 절차가 진행될 경우 은행은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확정부채로 전환돼 모회사인 컴투스의 현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컴투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마이뮤직테이스트에 대한 수취채권 252억원 중 약 13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수취채권 잔액은 122억원이며 마이뮤직테이스트의 사업 성과가 부진하거나 청산될 경우 컴투스는 이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관련 매각에 관한 사항은 상장사로서 의무적으로 공시를 하게 되어 있다”며 “아직 공식적인 매각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답변했다.
김준하 기자 jha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