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에탄올, 원가 효과 실종…실적·성장성 '동시 경고등'
주류소비 침체에 기타사업까지 이익 악화
업계 1위에도 동종업계 대비 매출 '뒷걸음'
매출 개선 아닌 재고 조정으로 영업현금 증가
공개 2026-01-2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7일 14: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주정업계 1위 창해에탄올(004650)이 원재료값 하락이라는 우호적 환경에서도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동종업계 회사들의 경우 주류소비가 침체되며 주정 외 기타사업에서 이익을 냈지만, 창해에탄올은 모든 분야에서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다. 이 와중에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증가했으나, 이는 매출 선전 덕이 아닌 재고 조정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여 장기 성장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창해에탄올 본사. (사진=창해에탄올 홈페이지)
 
주류소비 둔화되는데 기타사업에서 이익 못 내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정업계는 1794년 정부의 주류행정혁신정책 아래 통폐합됐고, 현재는 전국 9개 주정제조업체만이 사업을 영위 중이다. 소수 업체 과점 체제라 과열 경쟁은 아니지만, 제조 수율, 에너지 비용 폐수처리비용 등 원가절감과 주정 외 사업 등을 통해 간접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술 문화가 바뀌며 현재까지도 주류 소비가 침체 기조라, 소주 원료인 주정제조업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주정 외에도 바이오가스, 안동소주(상품), 용역 등으로 기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사단법인 한국주류산업협회 조사 결과 주정업계 상위 4개사는 창해에탄올(점유율 19.8%), 진로발효(018120)(16.4%), 풍국주정(023900)(9.7%), MH에탄올(023150)(9.5%)이다. 이들 회사 모두 주정사업분야는 지난해 3분기 부진했지만, 기타사업에서 성패가 갈렸다.
 
업계 1위 창해에탄올은 주정사업과 기타사업 매출액 모두 뒷걸음질 쳤다. 창해에탄올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8억원 대비 15.73% 줄었다. 내수 시장에 100% 의존하고 있는 주정사업부는 전체 매출액의 약 87%를 차지하며, 해당 항목의 지난해 매출액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8108억원 대비 3.09% 줄었다. 나머지 매출인 용역 등 기타사업부 제품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328억원으로 전년 499억원 대비 34.27% 줄었다.
 
반면 업계 2위인 진로발효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749억원 대비 0.27% 증가했다. 3위인 풍국주정 역시 동기 1245억원으로 전년 1161억원 대비 7.24% 늘었다. 매출이 선전한 회사의 경우 주정 관련 매출은 줄었지만, 주정외 사업에서 선방한 모습이다. 흥국주정은 수소 가스사업부에서 지난해 3분기 47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이는 전년 동기 357억원보다 31.65% 증가한 수치다. 진로발효도 주정사업 외 안동소주 제품(22억원→23억원) 등에서 매출을 올렸다.
 
 
 
'원가 하락' 우호적 환경에서도 이익 방어 못 해
 
창해에탄올은 이익도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161억원 대비 16.77% 줄고, 순이익도 동기 101억원으로 전년 3분기 116억원 대비 12.93% 감소했다.
 
이익 하락은 아이러니하게도 원재료 가격 하락이라는 우호적 환경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원가율은 76.19%로 전년 동기 78.37% 대비 감소하기도 했지만, 외형 축소 규모가 너무 커 이익을 방어하지 못한 셈이다.
 
창해에탄올의 2024년 대비 지난해 3분기 주요 원재료 가격은 보리류가 킬로당 906원에서 619원으로, 정부미가 킬로당 440원에서 405원으로, 타피오카가 MT당 47만5607원에서 40만8356원으로, 조주정이 KL당 90만3339원에서 87만5719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수입 원재료인 타피오카와 조주정은 지난해 국제곡물가격 변동에도 오히려 하락했는데, 타피오카의 주요 수입원이 베트남 등 미국이 아닌 국가에 한정돼 있는 점 등이 작용했다.
 
반면 창해에탄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5년 3분기 280억원으로 지난해 249억원 대비 12.45% 증가했지만, 이는 매출 상승의 영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의 주요인은 운전자본 조정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회사에는 매입채무 증가로 85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전년 동기는 매입채무 감소로 25억원이 유출됐다. 매입채무 증가로 현금이 대규모로 유입됐다는 것은 회사가 거래처에 대한 지급 시점을 늦추며 단기적으로 현금 유입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재고자산 감소로 인해서는 67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는 전년 동기 64억원 대비 3억원 증가한 수치다. 동기 회사 매출액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판매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재고 소진이라기보다 재고 축소 또는 공급 조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창해에탄올의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은 본업 경쟁력 회복의 신호로 해석되기 어렵다.
 
이에 <IB토마토>는 창해에탄올 측에 향후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장기 전략 등을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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