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을 둘러싼 판매수수료 체계가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수료 구조 전반에 대한 개편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영업 행태의 건전성을 높이고 보험계약 유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개편을 바라보는 원수 보험사와 GA의 시각은 엇갈린다. 수익 구조와 영업 전략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도 제각각이다. <IB토마토>는 이번 수수료 개편의 세부 규제 내용부터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 이해관계자별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 판매수수료 체계가 개편되면 계약 유지율이 증가하고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신계약 판매의 경우 절판 마케팅 유인이 있지만, 설계사 과다 경쟁 제한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계약 2년부터 유지율 '뚝'…개선 시 CSM에 긍정적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계약 유지율은 계약 첫해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낸다. 2024년 말 기준 ▲1년(13회차) 87.5% ▲2년(25회차) 69.2% ▲3년(37회차) 54.2% ▲4년(49회차) 50.0% ▲5년(61회차) 46.3% 등으로 나온다.
특히 2년 유지율부터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 판매수수료 선지급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설계사가 계약을 유지·관리할 유인이 떨어져서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개별의 유지율은 ▲1년(13회차) 88.3% ▲2년(25회차) 70.8% ▲3년(37회차) 58.4% ▲4년(49회차) 52.8% ▲5년(61회차) 46.7%다. 다른 채널인 전속 설계사, 방카슈랑스(BA), 텔레마케팅(TM), 사이버마케팅(CM) 등보다 유지율이 좋은 편이지만 2년차부터 줄어드는 양상은 같다.
올 하반기 1200%룰이 GA 소속 설계사까지 확대 적용되고, 내년 유지관리 수수료 신설과 4년 분급이 시행되면 이러한 부분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원수 보험사 입장에서 유지율 상승은 보험부채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계약 체결 후 보험료 납입이 시작되면 그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가정이 이뤄지는데, 유지율이 부진하면 해지 가정이 악화된다. 이는 CSM(보험부채 중 장래 미실현이익) 잔액을 깎아 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는 영업 호조에도 CSM 성장이 정체된 상황인데, CSM 조정 항목에서 마이너스(-)가 나고 있어서다. 가정 변경에 따른 추정치가 나빠졌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특히 해지율 문제(해지가 예상보다 증가하는 형태)가 공통 원인으로 작용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신계약 절판 수요 있지만…판매 약화 방향으로 영향
보험영업 측면에서는 신계약 판매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 개편에 앞서 절판 마케팅이 성행할 수 있어서다. 이는 상품 개정이나 판매 중단 등 특정한 변화에 앞서 고객의 가입을 독려하는 영업 형태다. 설계사 채널에서는 일반적이다.
제도 개편으로 설계사의 1차연도와 2차연도 선지급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게 되면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한 차원에서 영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제도 시행 이전에 수입 감소를 회피하기 위한 설계사들의 절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올해는 절판 효과에 따라 신계약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절판은 일시적 요인 성격이고, GA 과당 경쟁이 제한되면 결국 신계약 매출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특히 영업 채널 구조가 전속 설계사보다 GA 중심으로 이뤄진 곳들이 더욱 그럴 수 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GA는 유능한 설계사를 스카우트하고 있었는데, 이번 개편으로 설계사를 데려오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라면서 “보험사는 그동안 해오던 영업 관행에 따라 판매 실적을 늘리거나 최소한 유지해 왔지만 증가가 쉽지 않아졌다”라고 진단했다.
보험사 사업비가 생각만큼 크게 절감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이 수수료 지급 시기를 뒤로 이연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규모에 대한 영향은 간접적이라는 시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판매수수료 총량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 분급해서 주느냐 하는 문제”라며 “시기적으로 뒤로 미루면서 균등하게 분배하는 형태가 목표지만 결국 지급할 것은 지급하게 돼 있기 때문에 사업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