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톺아보기
아시아제지의 자사주 의무소각 피하는 방법
주당 7780원에 자사주 64만2673주 NH에 신탁 처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이전 신탁 통한 선제적 소각
공시 의무와 소각 기간 산정에 이점 많지만 제동 '우려'
공개 2026-01-05 17:19:42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5일 17: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아세아제지(002310)가 직접 취득이 아닌 '신탁 계약'을 통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강력한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규제가 덜한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5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제지는 이사회를 열고 NH투자증권(005940)과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신탁 계약에 맡겨지는 주식 총수는 64만2673주로 취득 원가는 주당 7780원으로 정해졌다. 
 
자사주 취득 방식은 두 가지다. '자기주식취득(직접)'과 '신탁계약(간접)'으로 자기주식취득은 회사 이름으로 직접 매입하는 방식을 말하고, 신탁 계약은 계약을 맺은 증권사가 기업을 대신해서 매수하는 것을 뜻한다.
 
두 방식 모두 자사주를 사들인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직접 취득 방식이 신탁 계약에 비해 강제성이 매우 높다. 직접 취득 방식은 3개월 이내에 반드시 목표 수량을 모두 매수해야 하고, 취득 후 6개월간 매도가 금지된다.
 
반면 신탁 계약 방식은 6개월에서 1년 등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매입되고, 취득 후 1개월 만 보유하면 된다. 신탁 계약 체결 3개월 뒤 취득·처분 여부를 공개한 이후 계약 종료 때까지 주식 보유 상황과 관련해 보고할 의무가 없어 공시 의무도 비교적 유연한 편이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의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하고 남은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주당 가치는 그만큼 높아지는 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자사주를 취득하는 만큼 현금이 유출돼, 기업 현금 흐름에 부담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제4차 중앙위원회에서 정청래 당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러한 기업들의 행보가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면 일정 기한 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여당은 기업들이 신탁 계약을 악용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만 하다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하는 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아세아제지의 결정도 법안 통과 전 비교적 규제가 느슨한 현행 제도 하에서 자사주를 확보해 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업 입장에선 입법 이후 자사주를 강제 소각해 자산 가치를 소멸시키기보다는 입법 이전 시장에 주식을 팔아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실리를 택한 것이다. 신탁을 통한 소각의 경우 계약 종료 때까지 주식 보유 상황과 관련한 보고 의무가 없다는 점도 신탁을 선택한 이유다.
 
다만 이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입법 이후로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당의 자사주 소각 의무 법안에서 신탁 통한 간접 취득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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