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몸집 키웠다…이제는 '규모의 경제' 시험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하락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비용 절감 관심
공개 2025-12-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5일 11: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국내 급식업체 2위 아워홈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익은 줄어들었다. 고환율, 내수부진 등이 겹쳐 매출원가율, 판관비율이 모두 증가하며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서다. 아워홈은 최근 신세계푸드(031440) 급식사업부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는데, ‘규모의 경제’ 효과(규모를 키울수록 제품 생산에서 비용이 줄어드는 현상)로 비용 절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워홈 전경 (사진=아워홈)
 
사상 최대 매출 뒤 판관비·원가 리스크 ‘고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 2조24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조9835억원) 대비 13.1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다. 그러나 아워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7억원으로, 전년(943억원) 대비 5.94% 떨어졌다. 
 
이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늘어나서다.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2023년 79.5%에서 올해 80%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원가 중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오른(36.21%) 항목은 ‘회사가 구입해 파는 물건’인 상품매출원가다. 이는 가공식품, 유통·납품용 식자재 등의 구매 단가가 올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급식 운영에 직접 투입되는 현장 비용인 용역매출원가는 5.87% 올랐다. 용역매출원가에는 식재료비, 인건비, 물류비·운송비 등이 포함된다.
 
회사의 판관비는 2023년 3107억원에서 지난해 3582억원으로 증가했고, 판관비율은 2023년 15.6%에서 15.9%로 올랐다. 판관비 중에서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급여와 임금은 2023년 767억원에서 지난해 916억원으로 19.4% 올랐다. 임차료도 동기 591억원에서 651억원으로 10.15% 증가했다. 이는 인건비와 주방, 조리시설 등 임차료가 올랐다는 뜻이다.
 
LG(003550)는 지난 5월 아워홈 지분(58.62%)을 한화호텔앤리조트(이하 한화)에 넘겼다. 앞서 김동선 한화 부사장은 취임 이후 식품 사업에 공을 들여왔으나, 꾸준히 끌고 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 2023년 설립한 에프엔지코리아의 ‘파이브가이즈’는 첫 해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 7월 매물로 나와 5개월 째 자본시장에 표류 중이다.
 
이에 한화는 고객층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 명료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인 ‘단체급식’으로 눈을 돌렸다. B2C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 매출 변동성이 크지만, 단체급식 등 B2B는 통상 단체가 일정 기간마다 계약을 체결해 변동성이 낮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사업 2위로, 매출액이 2조억원대를 기록할만큼 외형 성장력이 높은 회사다. 그러나 높은 매출에도 고환율, 내수부진 등 전반적인 식품업계에 닥친 원재료값 상승과 판관비용 부담에 수익성은 주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몸집 불려 비용 줄일까
 
전방위적인 원가 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워홈은 ‘몸집 불리기’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1일 아워홈의 100%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는 업계 5위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고메드갤러리아는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인수를 위해 신설한 회사다. 아워홈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연매출 275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급식 서비스 사업이 편입돼 당사 식음료사업부문 전체 외형이 약 30%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이번 인수합병은 비용 절감에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급식사업은 생산 규모를 키울수록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이 줄어드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수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급식은 동일한 한 끼를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해, 특정 식재료 몇 가지를 대용량으로 활용한다”며 “따라 사업 규모가 커지면, 비딩(입찰) 시 구매량이 많아져 협상력이 커지고, 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B2C는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게 팔아야 하지만 B2B는 단순하다. 특히 단체급식은 소비층을 업계에서 대부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매출 자체가 정해져있는 구조”라며 “이번 인수는 규모의 경제가 작용돼 긍정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워홈은 8개 제조공장과 14개 물류센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물량을 기존 인프라에 투입하면 판관비 및 원가 효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아워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수합병은) 단순 외형 확대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채널 진출 등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조 물류 인프라 활용 등을 통해 비용 효율화 역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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