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SBS, 광고 부진에도 현금방어력 유지
올림픽·광고 부진 속 비용 구조 개선
넷플릭스 파트너십·제작 수직계열화
사업 변동성 완충
공개 2025-12-03 15:30:41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15: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BS(034120)가 방송광고 시장 위축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점진적인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비용 구조조정과 콘텐츠 사업 중심의 수익구조 전환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순현금 기반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방어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SBS 홈페이지 갈무리)
 
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BS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방송광고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SBS미디어넷 연결 편입 효과가 외형을 방어했다. 다만 파리 올림픽 중계 부담과 광고 매출 부진,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150억원이 반영되며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염가매수차익 인식으로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본업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
 
올해 들어서는 외형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부재한 데다 광고 수요 위축이 지속된 영향이다. 하지만 비용 구조는 개선됐다. 올림픽 중계 관련 비용이 사라졌고, 전년도 희망퇴직에 따른 기저효과와 인건비 감소가 맞물리며 3분기 누적 기준 영업흑자 132억원으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112억원 감소한 1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방송광고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콘텐츠 유통과 재송신, 판권 판매 등 사업수익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업수익은 전체 매출의 61.9%를 차지했다. 다만 사업수익 역시 스포츠 중계권 재판매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SBS는 콘텐츠 밸류체인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스튜디오S와 SBS콘텐츠허브를 합병해 제작과 유통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고, 같은 해 말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6년간의 콘텐츠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신작 드라마와 예능, 구작 라이브러리 공급이 포함된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계약 체결 시점상 실질적인 수익 기여는 2026년 이후로 예상된다.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지난해 말 SBS의 순현금 규모는 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지만, 이는 SBS미디어넷 지분 91.6%를 인수하며 1491억원의 일회성 자금 소요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이후 올해 들어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되며 3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338억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66.3%, 차입금의존도는 25.1%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유동성 대응 여력도 충분하다. 올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4666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2023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차입금 만기 구조 역시 분산돼있어 단기유동성 부담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다만 불확실성 요인도 존재한다. 방송광고 시장의 구조적 축소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고, 콘텐츠 제작비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역시 상존하는 상태다. 여기에 태영건설(009410) 등 그룹 계열 전반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월드컵·올림픽 중계권 공개입찰 결과에 따라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양희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신용평가보고서에서 “SBS는 광고 업황 부진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비용 통제와 콘텐츠 중심 전략을 통해 실적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외형 성장보다는 현금흐름 안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중장기 관점에서 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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