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PFV 올스톱…신재생·산단으로 투자 축 이동
올 들어 PFV 신규 투자 없어…기존 투자처 손실
신재생·인프라·산업단지 등에 신규 자금 투입
관계기업 투자 운영 수익 중심 전환 밑그림
공개 2025-11-2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8일 16: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GS건설(006360)의 지분법 투자 흐름이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다. 분양·정비사업 중심의 PFV(프로젝트금융법인) 투자를 사실상 '제로'로 낮추고, 대신 신재생·산업단지 기반 투자로 방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부담이 누적되는 시점에 개발형 PFV를 멈추고 운영수익형 자산 중심으로 옮기는 것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재무 방어를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PFV는 미분양·사업지연 등이 발생하면 시공사가 추가 출자를 떠안는 구조라 시장이 흔들릴수록 재무 부담이 커진다. 올해 들어 GS건설이 PFV를 멈추고 운영형 사업에 투자처를 옮긴 배경에는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서울 종로구 본사(사진=GS건설)
 
올들어 PFV 투자 '올스톱'…PF부담이 커지자, 개발형 PFV 접어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들어 PFV(프로젝트금융법인)에 추가 자본을 한 차례도 투입하지 않았다. 현재 보유 PFV는 과천상상PFV, 에포크PFV, 세운5구역PFV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3년 에포크PFV(168억원), 2024년 세운5구역PFV(약 80억원)에 증자를 단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PFV로의 신규 자본 투입이 사실상 '제로'로 돌아선 모습이다. 최근 3년간 전체 흐름으로 봐도 GS건설은 PFV 증자에 매우 보수적으로 움직여 왔다.
 
지분법 손익을 뜯어보면 이유는 더 분명해진다. 올 들어 과천상상PFV는 –1억7300만원, 에포크PFV는 –33억8500만원, 세운5구역PFV는 –8억5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PFV를 유지할수록 손익 부담만 커지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PFV는 특정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되는 프로젝트 단위 법인으로, 분양 및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쓰인다. 다만 시행사 역할과 시공사 보증이 동시에 얽힌 구조 탓에 금리 상승기와 시장 침체기에는 시공사 재무를 곧바로 압박하는 구조다. 사업성에 따라 손익 변동폭도 커 업황이 꺾이면 건설사들이 PFV 증자를 줄이고 사업 정리에 나서는 흐름을 보이곤 한다. 즉 PF보증 규모가 커질수록 PFV 증자 여력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업계 전반의 환경 변화도 PFV 축소 흐름에 불을 붙였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PF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주단은 신규 PF 취급 기준을 높이고, 기존 PFV에도 증자 및 보증 요건을 한층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GS건설의 PF 보증 규모 또한  지난 2023년 3조8425억원에서 2024년 4조5886억원으로 19% 증가했다. 보증 부담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PFV에 자본을 더 투입하는 것은 재무 리스크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PFV 증자에 보수적으로 돌아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에 GS건설은 일부 PFV 사업을 종료하거나 조정했고, PFV에 대한 추가 증자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올해 과천상상PFV, 에포크PFV, 세운5구역PFV 등에 신규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GS건설의 PF 관련 신용보강 규모는 3조7747억원으로 전년 말(4조5886억원) 대비 뚜렷하게 줄어 전반적으로 PF 노출이 완만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재생·인프라·산업단지 중심으로 올해 445억 규모 추가 납입
 
올해 GS건설이 실제 자본을 투입한 지분법 회사(관계·공동기업)에 납입한 금액은 총 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5조2천억원) 대비 1%에도 못 미치는 규모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통상 1% 안팎 수준에서 지분법 투자를 운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진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해 들어 공시된 '관계기업 지분증권 변동내역(연결 기준)'을 보면 △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250억원) △경기평택글로벌(37억원) △파빌리온MC클라이밋테크제일호(33억원) △플랜에이치–엑스플로 그린스마트시티 벤처투자조합(30억원) △GS Collective Fund I LLC(7억원) △해외 개발 법인 MJV4·알파인더스트리얼(각 4억원 안팎) △태안햇들원태양광(80억원) 등이 대표적으로 확인된다. 모두 신재생·스마트시티·산업단지 개발 등 중장기 개발수익이 가능한 영역에 속한 회사들이다.
 
이 가운데 단 한 곳도 PFV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PF보증 부담이 여전히 큰 시점에서 변동성이 큰 개발형 PFV 대신,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중심 투자로 비중을 옮긴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대목이다. 즉 시공 보증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분 참여형 투자로 옮겨가며, 리스크는 줄이고 미래 수익원은 확보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다시 짜고 있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태안햇들원태양광이다. 기존에는 종속회사였지만 올해 공동기업으로 전환됐다. 운영수익은 유지하되, 부채와 투자부담은 지분율만큼만 인식하도록 조정한 것이다. 재무 부담을 낮추면서도 에너지 사업은 유지하겠다는 방향성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올해 GS건설이 자본을 넣은 기업 대부분이 신재생·스마트시티라는 점에서 "직접 개발·운영은 하되 재무 부담은 최소화"하려는 투자 전략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경쟁력 우위의 기존 사업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듈러 사업 등 기반과 내실을 탄탄히 다져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의 안정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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