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아, 임직원 76명 스톡옵션 '돈잔치'…소액주주는 '손실잔치'
스톡옵션 매도세 우려…주가 2주 새 11% 하락
실적 부진·재고 부담…주주가치 제고 시급
공개 2025-08-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2일 17: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박광춘 대표를 비롯한 삐아(451250) 임직원 76명이 최근 13만6000주에 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행사로 임직원들은 행사가격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주가에서 상당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2주간 주가가 11% 추락한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이번 물량이 향후 매도세를 부추겨 주가 하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회사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사진=삐아)

 

임직원은 '돈잔치'·소액주주는 '좌불안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삐아의 임직원 76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들은 40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날 삐아 종가(1만100원) 기준으로 총 8억2960만원 규모의 잠재적 차익이 예상된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9월8일로, 관계기관 협의과정에서 변경될 여지는 있다. 

 

스톡옵션에 대한 의무보호예수(락업) 조건은 없어 9월8일 이후 임직원들은 주식 처분이 가능한 구조로 파악된다. 박광춘 대표(2만5000주)를 비롯해 오원선(1만3500주)·이동운(5500주)·김명철(5000주) 임원 등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박 대표는 22일 삐아 종가 기준으로 1억5250만원의 차익을 노리고 있다.

 

삐아는 지난 2023년 8월 스톡옵션 17만주를 임직원에게 부여한 바 있다. 행사기간은 2025년 8월21일~2030년 8월20일이다. 첫날 하루 만에 스톡옵션 전체 물량이 행사된 셈이다. 당초 17만주의 스톡옵션이 임직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지만 중도 퇴사자들이 발생해 3만400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이 취소된 후 총 13만6000주로 물량이 정해졌다.

 

삐아 주가는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일 종가 1만1360원에서 이날 1만100원으로 내려앉으며 불과 2주만에 11% 떨어졌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상장될 신주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 1009만주의 1.3% 수준에 불과해 절대적인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이미 약세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물량 부담이 겹치면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삐아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라 주가 매도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영업 실적도 악화···주주가치 제고 '절실'

 

주가 부담 요인은 실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삐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328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38.1% 급감한 14억원에 그쳤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뒷걸음친 것이다. 상반기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31.4%, 판관비가 33.6% 증가하면서 비용 부담이 급격히 확대된 결과다. 재고자산회전율도 2023년 7.3에서 지난해 6.5, 올해 상반기에는 5.1까지 하락했다. 이는 매출 대비 재고를 효율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실적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스톡옵션 행사로 불거진 매도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무상증자 등이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삐아는 6월 말 기준 199억원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고 있어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 실제 지난 4월에는 1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같은 시점 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자산은 183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19.9%로 지난해 말(20.5%)과 유사하게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주주친화 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삐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임직원 76명이 행사한 스톡옵션에 대한 락업 조건은 없고, 주식 매도는 선택 사항”이라며 “6월 말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이 감소한 현상은 삐아 재팬에서 재고자산이 오버(over)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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