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크레딧포럼)경제 짓누르는 인플레…"장·단기 문제 파악부터"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한국 외환위기·일본 장기불황·세계 금융위기…"과거 경제위기 참고해야"
최근 인플레이션 원인 '인플레 심리' 탓…기술·유동성 중심 기업 생존 고민
공개 2024-03-26 18:12:4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8: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세계 경제 문제의 핵심에는 ‘시간’이 있습니다. 단기적인 경제 문제인지, 장기적 문제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리에게 당면한 상황을 가장 효율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IB토마토)
 
최근 글로벌 경제를 집어삼키고 있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기술과 유동성을 활용해 한국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IB토마토>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24 크레딧 포럼’에서 과거 주요 선진국들이 겪었던 경제 문제를 참고해 기업의 신용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신용관리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 위기의 원인 3가지를 꼽았다. 한국의 외환 위기, 일본의 장기 불황 등 단기와 장기 문제의 혼동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같은 정부와 시장의 허술한 관리, 질병·전쟁 등 외부 충격에 의한 위기가 그간 세계 경제를 위협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1997년 한국의 외환 위기와 일본의 장기 불황,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사례를 분석했다. 특히 한국이 겪은 외환 위기는 기업들의 방만한 투자, 지속적인 국제수지 적자, 원화의 고평가, 대외부채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재정 건전화 △정책금융의 지양 △금융시장의 완전한 개방 △금리 인상 등 조건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의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조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팽창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만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라며 “중국이 ‘세계의 생산기지’로 떠올랐고,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등장한 영향이 컸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요인은 △수요 견인 △비용 상승 △인플레 심리 등이 있다. 이 중 현재의 인플레이션 발생의 주된 요인인 ‘인플레 심리’는 가장 다루기 어렵다는 평가다. 일단 들어서면 내보내기가 매우 어렵고, ‘불황’ 이외에는 마땅한 답이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조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대표적인 것은 ‘부채’라고 강조했다. IMF가 발표한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부채 총액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50배 수준인 313조 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3조 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세계 경제 문제 사례들과 인플레이션 요인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 그중 기업의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현대 경제의 화두는 기술과 유동성이다”라며 “장기적 문제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을 단행해야 하고, 단기적 문제인 ‘유동성’의 경우 단기적 과욕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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