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비상걸린 중견건설사)③코오롱글로벌, 이익률 o%…사업구조 개선 '총력'
2023년 당기순손실 1억원…원자잿값·인건비·금융비용 '전방위 상승'
대전봉명 오피스텔 프로젝트 본PF 전환…미착공PF 40% 해소
'비주택'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공개 2024-03-1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0: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23년은 건설업계에게 큰 어려움을 안겨준 한 해였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원가 관리에 애를 먹었다. 특히 주택·건축 등 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된데다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견건설사들에게 이 같은 어려움은 더욱 크게 닥쳤다. 건설업계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최근, 사실상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포착됐다. <IB토마토>는 지난해 저조한 순이익률을 기록한 중견건설사들의 실적을 짚어보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각 건설사의 전략을 알아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지난해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과 원가 압박에 0%대 이익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수익성 개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경감 등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코오롱글로벌은 ‘보증 리스크’가 적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공사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과천사옥.(사진=코오롱글로벌)
 
순이익 ‘적자전환’…원가 관리 어려움 겪어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003070)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634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당기순손실 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2조602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익률은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166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92.3%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56억원에서 –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사업부문은 △건설 △상사·스포렉스 부문으로 구분된다. 기존 수입차 판매·수입 음향기기 유통부문은 지난해 초 코오롱모빌리티그룹(450140)으로 인적분할됐다. 2022년 코오롱글로벌의 매출 46.9%를 담당했던 자동차 판매부문이 분할되면서 ‘건설사’로 재탄생했다. 실제 지난해 연결 기준 건설부문 매출은 2조1495억원으로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건설부문의 수익성이 코오롱글로벌 영업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난해 건설부문 내 프로젝트별 매출 규모도 전년과 대동소이했다. 주택·건축부문은 2022년 수준인 1조4754억원을 기록했고, 토목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0.1% 성장한 4043억원, 환경·플랜트부문은 18.4% 감소한 2698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주택·건축부문 원가 반영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라며 “민간건축 등 ‘비주택’ 부문 신규 착공 증가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 원가율은 지난 2022년 87.4%에서 지난해 93.4%로 1년 만에 6.0%포인트 증가했다. 인건비 상승분은 통상 판매·관리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가율 증가폭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22년 2341억원이던 순차입금이 540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도 코오롱글로벌의 비용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한 금융비용은 2022년 185억원에서 지난해 485억원으로 300억원 증가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인건비 상승과 금융비용의 증가까지 겹치면서 매출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잦아드는 PF 리스크…‘비주택’으로 수익성 개선 견인할까
 
올해 초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으로 시장에서는 ‘제2의 태영건설’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로 롯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을 꼽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태영건설(373.6%), 롯데건설(212.7%) 다음으로 높은 158.0%를 기록한 탓이다. 당시 코오롱글로벌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보증 규모는 9258억원에 달했다.
 
다만 최근 들어 브릿지론 사업장들의 본PF 전환이 속속 이뤄지면서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회사는 최근 대전봉명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본PF 전환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2491억원으로 코오롱글로벌의 미착공 PF 3개 현장(대전봉명 오피스텔,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3차, 울산 야음동 공동주택)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개 현장의 본PF 전환 역시 연내 확실시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3차 프로젝트와 관련한 1년 확약서(LOC)를 발급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최근 대두됐었던 코오롱글로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는 과도한 우려인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현재 대전 봉명동 현장의 본PF 전환을 추진 중이며, 대전 선화동 등 후속 현장들 역시 연내 본PF로의 전환 및 착공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코오롱글로벌의 부문별 건설공사 수주액 추이.(자료=코오롱글로벌)
 
남은 것은 기수주 프로젝트들의 수익성 개선이다. 회사는 지난해 부진했던 수익성을 뒤집을 카드로 비주택 사업을 지목했다. 회사의 비주택부문 수주잔고는 2021년 3조원에서 2022년 3조3000억원, 2023년 3조9000억원으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주총액 3조1000억원 가운데 비주택 프로젝트가 약 1조6000억원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주택 수주액을 넘어섰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한항공(003490) 정비공장 증축공사, 정읍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사 등 굵직한 민간 발주 건축사업들을 수주하며 리스크가 낮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있다”라며 “최근 기업재생에너지펀드의 첫 투자처로 ‘태백 하사미 육상풍력 발전사업’이 선정되면서 신재생에너지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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