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해소한 DGB금융, 해외사업 날개 달까
김태오 회장 무죄 판결에 리스크 해소…인허가 장애물 제거
미얀마 은행업 진출 등 해외사업 확장 가능성 커져
공개 2024-01-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7: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가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고 해외 영업에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김태오 회장의 무죄 판결로 순익 규모가 가장 큰 캄보디아에서의 영업활동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은 물론 미얀마 은행업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과 DGB캐피탈에 각각 두 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DGB금융지주. (사진=DGB금융지주)
 
해외 영업 관련 리스크 털어
 
지난 10일 대구 지방법원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해외 사업 리스크가 해소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과 글로벌사업부장,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 특수은행(SB) 부행장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구은행장으로 재직 당시 캄보디아 손자회사인 캄보디아DGB뱅크의 상업은행 전환 과정에서 현지 당국 공무원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2021년 대구 지검에 기소됐다. 그러나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김 회장이 무죄라고 판결했다. 항소 가능성이 있으나 김 회장이 지난 12일 용퇴를 결정하면서 DGB금융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끊어질 예정이다.
 
캄보디아의 은행업은 상업은행과 특수은행으로 나누어져 있다. 캄보디아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려면 상업은행과 특수은행 중 하나를 선택해 중앙은행에 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특수은행은 수신·여신·환업무 중 한가지 업무만 취급이 가능하며, 캄보디아 내 특수은행 인가를 받은 회사는 대부분 여신업무에 특화돼있다. 상업은행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예금, 신용공여, 환업무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 모두 취급이 가능한 은행으로, 특수은행과는 업무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DGB뱅크의 경우 대구은행이 지난 2013년8월 특수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이전의 캄캐피탈(Cam Capital Co., Ltd.)을 캄캐피탈SB( Cam Capital Specialized Bank PLC.)로 사명을 변경했다. 5년 후인 2018년에는 5500만달러 증자 후 2020년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DGB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구지검은 특수은행이 상업은행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과 DGB금융그룹 임직원이 로비 자금을 현지 브로커에 건넸다고 보고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금융감독원의 캄보디아 금융업 감독제도 편람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은행업 인허가 신청시 5% 이상의 출자자는 과거 10년 동안 캄보디아 또는 해외에서 출자자와 관련한 중요한 조사 또는 소송이 제기됐는지의 여부 등에 관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김 회장을 비롯해 함께 기소된 현지 법인 부행장 등이 징역을 받았다면 해당 서류를 바탕으로 캄보디아 금융당국이 상업은행 인가 자체에 대해 문제 삼을 수 있는 여지도 있었다. DGB뱅크는 대구은행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해외영업 확대 '청신호'…글로벌 자회사 지원 확대
 
항소 가능성이 있으나 해외 영업 확장에 사법리스크라는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해외 영업 확장에 대한 가능성도 커졌다. 이번 1심 결과 이후 김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항소 여부와는 별개로 DGB금융은 마음을 한결 놓게 됐다. 법인이 아닌 김 회장 개인에 대한 기소이기 때문에 항소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관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DGB금융지주는 DGB뱅크, DG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DGB라오리싱, 캄캐피탈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중 DGB뱅크와 DG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는 대구은행의 자회사이며 DGB라오리싱과 캄캐피탈은 DGB캐피탈의 자회사다. 특히 미얀마 법인의 경우 대구은행의 분기보고서에서 향후 은행업과 리스업 등 개방이 예상되는 금융시장 진출에 대비한 준비 및 시장조사의 목적도 띠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무죄 판결은 비단 개인의 이미지 회복뿐만 아니라 만약 DGB금융이 미얀마에 은행업으로 진출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었던 법적 논쟁에 대한 가능성을 지우면서 원활하게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다.
 
 
 
법적 논쟁은 위험성은 해소됐으나 DGB금융지주 전체 실적에 대한 기여도는 판이하게 갈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GB뱅크의 분기순손익은 71억1100만원, DG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는 6억86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DGB캐피탈의 두 자회사의 경우 양 법인 모두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라오스 법인은 31억4300만원의 적자를 냈으며, 캄보디아 법인은 4억16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각각 8억4100만원과 3억7000만원의 순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DGB캐피탈은 해외 법인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 DGB캐피탈의 공시에 따르면 DGB캐피탈은 지난해 8월과 9월 두 자회사에 대해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라오스 법인의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64억65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난 9월 캄보디아 법인에 지급보증액 131억9300만원을 신규 투자했다. 두 법인 모두 운영자금 목적으로 모회사의 지원을 받았다.
 
한편 <IB토마토>는 DGB금융에 글로벌 진출 전략 등에 대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못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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