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2024)눈치 보는 은행권…상생 속 성장가도 달릴까
뱅크런·횡령 등 끊이지 않는 논란에 고객 피로도 상승
수장교체로 조직개편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
윤석열 정부 이자장사 등 강력 비판에 전 은행권 상생 금융
공개 2024-01-02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2023년 은행권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한 해를 보냈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룩했으나 돈 잔치를 벌인다는 정부의 압박에 상생금융도 역대급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비이자이익, 비은행수익 증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내놨다. 특히 5대 금융지주 중 4곳의 수장이 바뀌면서 강점을 유지하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 2024년은 기준금리가 최소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은행권의 당기순익이 유지되며 상생금융도 이어갈 것인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면 과제는 '내부통제·고객 신뢰도 회복'
 
경기 남양주시 화도새마을금고 호평지점.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10일 미국 내 자산 기준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우리나라 금융권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져 우리나라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악화된 부동산 경기 등이 영향을 미쳐 은행권이 브릿지론과 부동산PF에 실행한 대출이 상환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스뱅크와 새마을금고가 관련 사안으로 홍역을 앓았다. 토스뱅크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SVB와 비슷한 데다 이자 선지급 상품, 이어지는 적자로 뱅크런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지난해 경영공시를 발표하면서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논란을 잠재웠다.
 
새마을금고는 남양주에 위치한 새마을금고가 합병한다는 소식에 고객들은 지점 앞에 인출을 위한 줄을 서기도 했으며, 18조원 규모의 예금이 대량으로 인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끝에 지난 8월 전체 1293개의 새마을금고 실적을 합산해 첫 상반기 영업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체율 등 건전성과 당기 실적을 기재한 보고서였다. 개별 금고 단위 실적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해왔으나 새마을금고 전체 실적 공개는 지난 상반기 실적이 첫 사례였다. 행정안전부 등이 관리하는 새마을금고가 은행의 역할을 함에도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였다.
 
지난해 횡령 등으로 몸살을 앓은 은행권은 뱅크런 등의 논란으로 완전한 신인도 회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다만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개인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위기대응능력을 제고할 필요성을 느끼고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하고 내년부터 스트레스완충자본을 도입해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 후 내년 정식제도화를 추진한다. 올해부터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 모형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금융당국도 각은행에 필요 조치를 실행하는 등 대내외 신뢰도 향상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4개 금융 지주 수장 교체...수익 다각화로 성장 이어갈까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올해 5대 금융지주 중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NH금융 등 4곳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전임 회장의 기조를 이어가되 새 먹거리 찾기에 공을 들였다. 신한지주는 진옥동 회장,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을, NH금융은 이석준 회장을 연초에 세웠으며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4분기 취임해 사령탑에 섰다. 각 금융지주의 새 회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 이익 강화, 글로벌 이익 비중 증대, 디지털 금융 강화 등의 전략을 제시했으며 ESG경영도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전사적 혁신을 전체 경영 전략으로 꼽았으며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전략적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으며 KB금융도 플랫폼 월간활성화사용자 수가 증가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우리금융도 기업금융 명가를 되찾겠다고 밝혀 기업대출을 지난해 말 158조원에서 올해 168조원으로 끌어올렸다. NH금융은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를 중점 추진사업으로 발표한 만큼 미얀마의 은행업 진출을 준비하는 한편 싱가포르 지점 개설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받아 진행이 한창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회장 교체는 없었으나 안정적인 함영주 체제를 유지하며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이처럼 글로벌 영업과 디지털 등으로 비용 절감과 이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4대 금융지주가 동남아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동산 신용시장 등의 과열과 고금리 기조로 동남아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 세계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제는 내년 6.1%의 성장률을 기록해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급격한 대출 증가가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또 베트남의 경우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내년 베트남의 물가가 3.8%에서 4%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해 소비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상생금융 압박에 커지는 부담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20개 사원은행은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사진=은행연합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이자 장사’, ‘은행은 공공재’,‘은행 종노릇’ 등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고실적에 대한 직접적 비판으로 맘 편히 웃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강력한 단어 선택이 연이어 보도되자 은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은행도 대처 방안을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판 여론이 횡재세 법안 논의 등으로 이어지자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등은 지난 11월 간담회를 개최하고 TF팀을 꾸렸다. 한 달여간 협의를 통해 은행권은 구체적인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프로그램을 투트랙 전략을 취해 진행되는 이번 민생금융지원방안은 개인사업자 차주를 지원한다. 2조원 중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공통 프로그램의 경우 개인사업자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금 2억원 한도, 1년간 4% 초과 이자 납부액의 90%를 지급하며 차주당 300만원을 총 환금급 한도로 지원한다. 지원안 발표 전일인 12월20일 기준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내년 1월 중순까지 은행별로 집행 계획을 수립하고 3월까지 최대한 집행한다는 계획으로 약 50% 수준이 1분기 내로 환급될 예정이다. 5대 은행은 각각 2000억원에서 3000억원 규모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통프로그램 지원액 이외의 4000억원은 각 은행의 자율프로그램으로 지원될 계획이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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