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테마별 투자 시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ETF가 효과적
ETF는 치밀한 분석과 연구의 결과물…책임감으로 임해
MSCI선진국지수 편입 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할 것
공개 2023-08-0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감.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설계와 운용을 총괄하는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ETF시장을 이끄는 선도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상장한 'TIGER 2차전지소재Fn' ETF의 경우 다소 늦은 2차전지 소재 테마 출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4거래일 만에 개인 순매수 1000억원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각 ETF 상품은 시장에 대한 치밀한 고민과 분석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상품의 출시부터 운용까지 각 시장의 성장성과 기업별 건전성, 성장성을 분석해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을 거듭하며 다양해지는 ETF 투자시장 한가운데에서 ETF 상품 기획부터 출시, 운용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본부장에게 ETF 투자 전략과 향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다음은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현재 맡고 있는 직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국내 주식과 파생형 상품 등 11조 규모 60여개 ETF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운용본부에서 ETF 상품 개발과 운용 전반을 관리 책임지고 있다.
 
-지난 6월, 2002년 10월 첫 ETF 상장 후 20여년 만에 순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 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테마 별 종목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ETF의 장점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투자에서 ETF가 가지는 장점이 무엇인가?
△개별 테마 종목 대비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종목에 투자하면 소위 대박도 가능하지만, 회사의 고유 리스크에도 그대로 노출된다. 특히 테마에 따른 투자의 경우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혁신 테마"에 대한 투자가 일반적인데, 이러한 산업의 초기 단계에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 종목으로 접근하는 경우 종목별 성과 차이도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거래되고 있는 TIGER 2차전지테마 ETF의 경우 연초 이후 135% 수익률을 거뒀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기업 33종목 중 종목  수익률이 135%보다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불과 4종목뿐이다. 나머지 29종목은 모두 ETF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즉 개인의 판단으로 에코프로와 같은 1000% 이상 상승한 종목 투자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경우 종목투자가 그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다. 이처럼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지만, 초기 단계라 종목 선별이 어려운 경우 테마 ETF를 활용하면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매우 유리하다.
 
-최근 ETF시장 확대를 두고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가 투자 상품으로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렇다면 연금 투자에서 ETF의 장점과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ETF는 투자 비용이 여타 금융상품 대비 저렴해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일반적인 경우 시장대표지수형에 30~40%, 알파를 추구하기 위해 혁신성장 테마 ETF를 30%, 그리고 채권형 ETF를 30% 정도 투자하는 방향으로 추천하곤 한다.
또한, 연금계좌의 특성상 장기 적립식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때 고객의 예상 퇴직 시기를 고려한 투자가 필수적으로 각 세대 별 현금 여력과 목표로 하는 자산 수익에 따라 상품 선택을 달리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30대의 경우 향후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있다고 할때 2차전지, 테크TOP10 등 혁신 성장형 ETF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은퇴를 앞둔 장년층 같은 경우 안정적인 현금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리츠, 커버드콜 등 인컴 ETF를 편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으로는 만기채권형 ETF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 시 투자 수익 실현이 가능해 금리 하락시 현금화가 자유롭다는 장점을 통해 자산배분 수단으로 함께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출시한 'TIGER 2차전지소재Fn ETF'는 상장 직후 4영업일 만에 개인 순매수 1000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국내 주식형 ETF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다만 앞서 미래에셋 2차전지 ETF 출시에 대해서는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ETF 출시라는 기대가 있기도 했지만, 너무 늦게 출시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번 상품 출시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쟁사보다 출시가 늦었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었으나 이번 2차전지소재 ETF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출시한 상품이 아니다.  시장의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물이다. 
현재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아직 8%에 불과하고 한국의 관련기업들의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 그리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안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때 어떤 산업이 구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고, 성장 전망성이 있는가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논의가 있었다. 그에 대한 결과물이 이번에 출시된 상품이고, 그간의 노력이 시장의 좋은 호응으로 결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ETF운용이라는 업무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실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TF 상품 계획부터 출시와 운용까지의 전반적인 업무의 프로세스를 설명해달라
△ETF운용 업무는 크게 4가지 업무로 분류할 수 있다. 운용업무, 시장조성, 상품개발 그리고 투자자 교육이 그것이다.
운용업무는 업무의 20~30% 정도 비중이다. 이는 다른 펀드 매니저 업무와 가장 큰 차이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으로 완전복제를 원칙으로 한다. 또한 주식형 ETF의 경우 설정환매에 따라 실물 바스켓이 직접 들어오거나 나가기 때문에 지수 정기변경이나 특별변경 등 이슈가 아니면 매매를 하지는 않는다.
시장조성 업무도 전체 업무에서 20% 정도를 차지한다. 투자자가 ETF를 원하는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도록 호가를 관리하는 것인데, 운용역들은 담당한 ETF의 순자산가치와 시장거래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지 관찰하고, 수급 영향으로 시장가격이 왜곡될 우려가 있을 때에는 직접 유동성공급자(LP)에 연락해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상품 개발 업무에선 ETF는 대부분의 상품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이기 때문에 상품 개발 단계부터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상품 개발을 위한 산업 리서치, 세미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교육 업무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운용역이 직접 상품을 설계하다보니, 해당 상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운용역이고, ETF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ETF마케팅과 함께 세미나를 통해 상품을 소개도 하고, 때로는 이러한 세미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다.
 
-한국이 내년이나 내후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검증하기 위한 워치리스트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들었다. 이유와 근거 그리고 편입이 된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되는가
△현재 정부의 정책 추진방향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분류를 위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선진국으로 분류가 되려면 우선 워치리스트에 올라야 한다. 과거 2008년부터 6년간 워치리스트에 올라있었으나 2014년엔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 초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서 추진한다고 밝힌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배당 지급 기준 변경,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등의 조치가 MSCI 선진국 등재 요건에 맞춰진 움직임이라 보인다.  
향후 MSCI 선진국 지수에 등재가 이뤄진다면 일차적으로 MSCI 코리아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MSCI 지수 추종 자금은 1경원이 넘는 수준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비중은 약 9:1이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MCSI 코리아는 선진국으로 분류될 경우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MSCI에서 매년 6월 발표하는 증시 분류 리포트에서 국내 주식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제약이 많아 신흥국으로 분류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MSCI의 독단적인 판단이라기 보다는 '한국 주식 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선진국에 포함되기 위한 정책이 지속된다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개선되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ETF운용을 하면서 느끼는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달라 
△상품을 운영하면서 언제나 투자자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노후자금과 퇴직연금의 투자가 점점 활발하게 성장하면서 더욱 그렇다. 하나의 상품에도 신뢰를 담을 수 있도록 운용과 상품의 설계, 개인투자자에 대한 교육까지 책임을 다하고 싶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