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친환경 투자에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각각의 선두가 높은 우위를 보이며 2위권과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2위권 일부 보험사는 투자 잔액이 전년도보다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투자 유인이 저하된 셈인데, 수익률보다는 마땅한 투자처 확보와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크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투자 대폭 늘리는 삼성생명·화재…대형사 일부는 오히려 금액 줄어
12일
삼성생명(032830)의 2026 ESG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ESG 투자 잔고가 12.5조원으로 전년도 대비 1.9조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8.2조원에서 2023년 9.7조원, 2024년 10.6조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오는 2030년까지 잔고를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ESG 보유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녹색·지속가능채권 2.1조원 ▲사회적채권 4.9조원 ▲수자원·신재생에너지·철도·건축물 등 대체자산 4.8조원 등이다. 최근에는 미소금융(0.04조원), ESG펀드(0.6조원), 녹색지분투자(0.1조원) 등을 새로 추가했다.
특히 대체자산 투자는 국내(55개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외(10개국 27개 프로젝트)에서도 활발하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멕시코, 칠레, 캐나다, 미국 등이 대상국이며 투자 내용은 바이오매스, 태양광, 해상풍력, 철도, 연료전지, 수자원, 건축물 등으로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속가능투자 현황이 지난해 기준 7.7조원이다. 대체투자에서는 환경 부문이 4.6조원이며, 사회 인프라가 2.1조원이다. 채권의 경우 녹색채권 0.3조원, 사회적채권 0.6조원, 지속가능채권 0.2조원으로 집계된다. 교보생명은 투자 금액이 2024년 8.4조원에서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 한 해 동안의 ESG 투자 성과가 1.5조원으로 확인된다. 신재생에너지 1.1조원, 수자원과 하수처리 0.3조원, 학교와 문화시설 0.1조원 등이다. 한화생명은 ‘그린 라이프 2030’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비전통 석유·가스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 업계서는
삼성화재(000810)가 ESG 투자 현황이 9.5조원이다. 기업금융 투자·융자 부문에서 친환경 에너지 3.3조원, 건물 1.1조원, 수송 1.0조원 등이 있으며 녹색·사회적·지속가능채권 3.6조이 있다. 삼성화재는 2030년 누적 투자 계획이 10.5조원이었는데, 조기 달성이 예상됨에 따라 12조원으로 목표 금액을 상향했다.
DB손해보험(005830)은 지난해 지속가능한 투자 운용 규모가 2.1조원이다. 친환경 발전 0.5조원, 신재생 에너지 0.8조원, 사회간접자본 0.8조원 등이다. 앞서 2024년에는 투자 규모가 2.4조원이었는데 지난해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삼성화재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투자 유인 부족해졌나…수익률 양호하지만 투자처·규제 문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선두와 2위권 보험사는 투자 금액 격차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애초에 투자영업에서 운용자산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운용자산 규모는 올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가 삼성생명 293조원, 교보생명 106조원, 한화생명 105조원 등이며 손해보험사가 삼성화재 94조원, DB손해보험 56조원 등으로 나온다.
다만 규모 자체보다도 2위권 보험사 투자 양상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투자 유인이 부족하거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투자 측면에서 수익률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지속가능한 투자 부문별 수익률이 친환경 발전 5.8%, 신재생 에너지 4.5%, 사회간접자본 4.1% 등이었으며 합계 수익률은 4.7%였다. 보험업계 평균적인 운용자산이익률(대략 3.3%~3.5%)보다 높다.
수익률 요인보다도 친환경 분야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고, 대체투자 확대가 운용자산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투자 유인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선 녹색·사회적·지속가능 등 채권 부문은 발행 시장 자체가 예전보다 위축된 영향이 있다"라면서 "한때는 ESG 트렌드가 유행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과거 2년~3년 전부터는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금융 부문은 대체투자 분류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해당하고 운용자산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를 높이기도 한다"라며 "이는 자본비율 규제 등에서도 부정적으로 반영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ESG 투자에서 대체투자는 2년~3년 정도 부진했던 탓에 투자처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라면서 "해외 투자처로 눈을 돌릴 수 있는 네트워크 등이 잘 갖춰져 있다면 그쪽으로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