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ESG채권 주관 조정…금융배출량은 기준 확대로 증가
ESG채권 시장 성장 둔화에 사회적채권 주관 중심 감소
금리 안정·그린워싱 검증 강화 등 발행 여건 변화
공개 2026-06-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2일 18: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SK증권(001510)이 ESG채권 주관 시장에서 실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안정기에 외화채권 등 대체 조달 수단이 부상하고 그린워싱 규제 강화로 발행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시장 전반이 위축된 탓이다. 다만 공시 의무는 강화되면서 주관 실적과 무관하게 금융배출량은 크게 불어나 ESG실적 발표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SK증권 ESG보고서)
 
ESG채권 시장 감소에 주관 실적 감소세
 
22일 SK증권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2018년부터 ESG채권을 주관 발행해오고 있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관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자금 사용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그린본드) △사회적채권(소셜본드)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 등으로 나뉜다.
 
SK증권은 과거 우리카드, 신한카드, IBK기업은행 등 원화 ESG채권 발행 딜에서 단독 대표주관을 맡으며 ESG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다만 최근 3년간 ESG채권 주선 실적을 살펴보면 주관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모양새다.
 
 
SK증권은 지난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2건씩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다만 녹색채권 주관 금액은 동기간 1109억 원에서 433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회적채권은 주관 수와 주관 금액 모두 줄었다. 사회적채권 수는 2023년 88건에서 2024년 31건, 지난해 22건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주관 실적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SK증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채권 주관 건수는 2023년 88건에서 2024년 31건, 2025년 22건으로 줄었다. 주관 금액도 같은 기간 3조1913억원에서 7848억원으로 75.4% 감소했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다만 SK증권의 주관 역량이 부진했다기엔, 전반적으로 ESG채권 발행 시장은 예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 한국거래소 ESG채권 발행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ESG채권 상장 건수는 2022년 224건에서 2024년 503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지만 지난해는 509건으로 6건 증가에 그쳤다.
 
녹색채권과 지속가능채권은 상장 잔액 합계가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녹색채권 상장 건수는 83건으로 전년(75건)보다 늘었으나 상장 잔액은 6조 3889억 원으로 4117억원가량 줄었다. 지속가능채권 상장 건수는 동기간 61건에서 22건으로 절반 넘게 꺾였고, 상장 잔액 총액은 2조 800억원으로 3.9% 감소했다. 그나마 ESG채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적채권 발행 실적은 양호하나,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던 과거(2022년~2023년)에 비해선 발행 규모가 눈에 띄게 작아졌다.
 
ESG채권 시장이 둔화된 이유로는 금리 추이에 따른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과 여전채 시장금리 급증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ESG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지금처럼 금리 안정기엔 김치본드 등 외화채권처럼 더 저렴하게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ESG채권 발행 건수는 2022년 5건에서 2023년 23건으로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는 2024년과 동일하게 증감 없이 39건을 유지했다. 올해는 6월 기준 총 12건이 발행됐으며, 상장 잔액은 전년(2조 170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705억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지난 2023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그린워싱(자금 사용 목적이 친환경이 아니면서 친환경인 척 꾸미거나 속여 이득을 취하는 행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ESG채권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 적용을 통해 자금 사용 검증을 포함하도록 신평사가 권고할 수 있고, 실제 ESG 목적에 부합하는 자금 집행이 됐는지도 확인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 때문에 ESG채권 발행 절차 자체가 까다로워져 채권 시장 자체 위축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관 실적 조정 속 금융배출량 급증
 
ESG채권 시장의 규모 축소와 관계없이 공시 의무는 가중되면서 증권사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SK증권의 금융배출량은 2024년 31만 4001tCO₂eq(이산화탄소환산톤)에서 69만 5942tCO₂eq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최신 PCAF 방법론(금융기관이 대출·투자 등으로 유발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Scope3 관점에서 산정하고 공시하기 위한 글로벌 표준)을 반영하여 준정부채, 구조화금융, 유동화상품 등 산정 대상 커버리지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지분 투자, 채권 인수를 통해 돈을 댄 기업이나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금융기관의 몫만큼 환산하여 합산한다. ESG채권의 자금이 친환경적으로 사용되더라도, 원자재 조달이나 시공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온실가스가 배출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에는 제외되었던 녹색채권 배출량(26만 4398tCO₂eq)과 사회적채권 배출량(357tCO₂eq) 등이 지난해 금융배출량에 모두 합산되어 전체 규모를 키웠다.
 
다만 SK증권 측은 <IB토마토>에 "금융배출량 산정 범위 확대는 단순히 공시 의무 충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투자·금융 활동이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PCAF 방법론 고도화로 준정부채, 구조화금융, 유동화상품까지 측정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포트폴리오 전체의 탄소 리스크를 세밀하게 관리하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지속가능금융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증권은 3대 전략(Planet·People·Principles) 방향을 중심으로 ESG 추진 체계를 수립하고 전략 과제별 실행 과제와 KPI를 연계한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탄소 중립 이행,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녹색금융 고도화, 친환경 일터와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SK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7조 원 규모의 ESG채권 주관 실적을 보유 중이다. 기업은 ESG 자금 조달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ESG채권 주관 규모를 매년 5%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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