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K저축은행, 1590억 손실을 32억으로…내부통제 허점
잘못된 전년 수치 올해 공시에도 반영…비교정보 왜곡
회계 실적 영향 없다지만 핵심 비용 항목 관리 부실 도마
공개 2026-06-12 16:10:04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2일 16: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OK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대출채권 관련 손실을 실제보다 1559억원가량 낮게 공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해 1분기 대손상각비를 누락하고 대출채권처분손실만 입력한 결과다. 잘못된 수치는 1년 가까이 정정되지 않았고 올해 1분기 공시에서도 전년 동기 비교값으로 그대로 쓰였다. 단순 입력 실수라는 회사 설명과 별개로 소비자가 의존하는 경영공시에서 핵심 건전성 지표가 왜곡됐다는 점에서 관리 부실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IB토마토)
 
1559억원 빠진 전년 수치…비교 정보 왜곡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1분기 대출채권관련손실은 1487억원이다. 공시상으로는 전년 동기 32억원 대비 1455억원, 약 45배 확대된 규모다. 다만 이 수치는 OK저축은행 검토보고서상 대출채권 관련 손실과 차이가 크다.
 
OK저축은행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대출채권 관련 손실 규모는 1590억원이다. 중앙회 경영공시와는 약 1559억원 차이다. 대출채권관련 손실은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처분손실로 나뉘는데, 대손상각비를 누락한 채로 저축은행중앙회의 소비자 포털에 기재했다. 지난해 1분기 대출채권처분 상각비는 1559억원, 대출채권처분손실은 32억원이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문제는 이 오류가 지난해부터 정정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말 OK저축은행은 대출채권관련손실을 32억원으로 기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072억원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올해 1분기 실적 공시에서도 이 수치가 전년 동기 비교 항목으로 그대로 사용됐다. 회사 내부 검증 과정에서 원본 검토보고서와 소비자포털 입력값의 대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은 저축은행별 예금·적금·대출금리와 경영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금융소비자가 개별 저축은행의 수익성, 건전성, 비용 구조 등을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개별 회사 검토보고서보다 접근성이 높아 소비자와 시장 이용자의 정보 의존도도 높다. 다만 해당 공시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아닌 각 저축은행이 직접 기재한다. 금융감독원이나 저축은행중앙회가 입력 자료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사전에 검토하거나 확인하지 않는 구조다. 결국 공시 수치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1차 책임은 개별 저축은행에 있다.
 
대출채권 관련 손실, 자산 건전성 핵심 지표…"단순 오기로 보기 어려워"
 
대출채권관련손실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가 손익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비용 항목이다. 저축은행이 내어준 대출채권 중 원리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확정되거나, 추정되는 재무적 손실이다. 대출채권 중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부분을 손실로 인식하거나, 부실채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처분손실을 반영한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이후 차주의 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저축은행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올 1분기 OK저축은행의 이자 비용은 656억원, 같은 기간 대출채권 관련 손실은 1487억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총비용 3102억원 중 절반가량이 대출채권 관련 손실로 발생했다.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저축은행 대출채권의 건전성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입력 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오기재로 재무적 영향이 없더라도, 정확성이 떨어져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1년간 제공했다. 입력 오류 자체보다 관리 부실로, 내부통제 취약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공시 입력 당시 한 차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비교 수치 반영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원본 자료와의 대조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걸러지지 않았다. 내부통제상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대출채권의 처분 손실 규모를 봤다면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나, 자산건전성 관리 수준, 부실채권 매각 과정에서의 손실을 가늠했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는 각 사의 검토보고서보다 접근성이 좋은 소비자포털을 이용하는 만큼, 정보 제공 측면에서 관리 부실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OK저축은행은 이번 오류가 중앙회 소비자포털 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오기재라는 입장이다. 실제 검토보고서상 재무제표에는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처분손실이 반영돼 있어 회계상 실적 자체에 미친 영향은 없다는 설명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앙회 공시 상 영업이익 등을 부풀릴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단순 오기재일 뿐"이라면서 "해당 공시 내용을 빠르게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