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지배구조)②자사주·스톡옵션·SPC, 김신으로 모인 '삼각축'
4700만주 스톡옵션·4868만주 자사주 맞물려…자기보상 논란
1000만주 소각으로 명분, 남은 물량은 옵션 대비…특정인 이익 우선
공개 2026-03-3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7일 19: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SK증권(001510)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주 4868만주를 소각하지 않고 임직원 스톡옵션 교부용으로 남기기로 결의했다. 퇴임 임원 6명에게 스톡옵션 행사분 400만주의 자기주식을 교부하기로 했다는 공시도 나란히 등장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특정 개인이 '자본·경영 실권·미래 지분'을 동시에 쥘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SK증권 경영권 인수 구조, 2019~2020년 스톡옵션 부여 결정 과정, 올해 자기주식 일부 소각까지 이어진 흐름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그 중심에는 전 대표이사 출신인 김신 SKS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이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SK증권)
 
의사결정 구조도 '자기보상'…스톡옵션 비중 85%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8년 J&W파트너스가 SK증권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김신 전 대표는 사모펀드(PEF) 기관투자자(LP)가 아닌 특수목적법인(SPC)에 직접 17억원을 출자해 지분 3.15%를 확보했다. LP 주주는 위탁운용사(GP)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지만 SPC 주주는 가능하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표의 SPC 지분 확보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SK증권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J&W파트너스 대표 장욱제씨와 김 전 대표가 미래에셋증권(037620)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진이 SPC에 직접 출자하는 것은 '대리인(경영진)'을 '공동 주인(주주)'으로 격상시키는 지배구조적 변화"라며 "이사회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이 약화돼, 경영진이나 오너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영 의사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듬해 이뤄진 스톡옵션 부여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스톡옵션 부여 결정은 김 전 대표 본인이 포함된 위원회(감사위원회·보수위원회)에서 이뤄졌다. 2020년에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됐고, 여기에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 1명만 추가됐다. 결국 피보상자인 김 전 대표 본인이 자신의 보상 결정 과정에 참여한 셈이다.
 
그 결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전체 스톡옵션 5550만주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4700만주가 김 전 대표 1인에게 집중됐다. 나머지 임원 9명에게 배분된 물량은 합쳐서 850만주(15%)에 그쳤다. 통상적인 성과보상 체계로 보기엔 특정 인물 편중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 보상을 넘어 경영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사주 소각으로 '명분'…나머지는 김 전 대표 '몫'
 
최근 자사주 소각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11일 자사주 1000만주를 '주주가치 제고' 명분으로 소각했다. 하지만 13일 뒤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나머지 자사주 4868만주는 소각하지 않고 스톡옵션 교부용으로 보유하겠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물량은 김 전 대표가 보유한 스톡옵션 4700만주와 사실상 맞물린다. SK증권 사업보고서에도 자기주식 장기처분 계획과 관련해 "기발행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 요청이 있는 경우 처분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표면적으로는 일부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명분을 쌓고, 실제로는 남은 자사주를 스톡옵션 행사 재원으로 남겨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시 안건 찬성률은 최대주주 측 지분 약 20%를 포함해 44%에 그쳤다.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안건은 가결됐다. 소액주주 의견보다 최대주주 의중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가능성도 작지 않다. 과거와 달리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차익 실현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2019년 부여분 900원, 2020년 부여분 800원이다. 부여 당시 SK증권 주가는 주주총회 결의일 기준 각각 676원, 492원 수준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2070원이다. 행사가(800~900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행사기간이 2029년 3월29일까지 남아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향후 평가차익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고, 직간접적인 지분율이 확대될 경우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라며 "자본(SPC 지분)과 경영 실권(내부 지위), 미래 지분(스톡옵션)을 모두 보유하게 되므로, 회사 내에서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사실상 사라지게 돼 특정 개인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펀더멘털은 흔들렸는데…고액보수는 계속
 
이런 구조는 SK증권의 경영 성과와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SK증권은 김 전 대표가 재임 중이던 2018년 7월 사모펀드 J&W파트너스 비아이지 유한회사에 인수된 이후 펀더멘털이 오히려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기업평가(034950) 보고서에 따르면 SK증권 영업이익은 2019년 422억원에서 2020년 104억원으로 급감한 뒤 부진을 이어갔다. 김 전 대표 퇴임 시점인 2024년 1분기에는 영업적자 19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9년 331억원에서 2024년 1분기 -1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도 2019년 0.9%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에는 사실상 0% 수준까지 떨어졌고, 2024년 1분기에는 -0.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순자본비율은 300%대에서 255.1%로 낮아졌다. 2024년 3월 말 요주의이하자산은 2411억원으로 2022년 말 626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순요주의이하자산/자기자본 비율도 같은 기간 3.5%에서 29.0%로 급등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재임 기간 고액 보수를 지속적으로 수령했다.
 
사업보고서상 보수지급액은 ▲2019년 9억8200만원 ▲2020년 15억2000만원 ▲2021년 19억4100만원 ▲2022년 17억6200만원 ▲2023년 16억9700만원이다.
 
이를 두고 성과와 보상 사이의 괴리는 물론이고 사모펀드 체제 특유의 지배구조 아래 내부통제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부실대출과 같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내부 통제 독립성 훼손도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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