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랜드' 털어낸 엠캐피탈, 건전성 개선 기대감 '쑥'
거액 부실채권 정리…연체율·충당금적립률 긍정적 효과
공개 2023-05-16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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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엠캐피탈(구 효성캐피탈)이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문제로 작용하고 있던 거액의 부실여신을 지난 1분기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체율 하락뿐만 아니라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승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필요성도 제기된다.
 
장기 부실채권 ‘휴랜드산업개발’ 매각…골칫거리 해결
 
1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지난 3월 휴랜드산업개발 여신 관련 사업장을 매각했다. 해당 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잔액 343억원의 거액 부실채권이다. 대원크레인 건과 함께 장기 부실자산에 속했다.
 
휴랜드산업개발 여신은 엠캐피탈이 지난 2010년 효성캐피탈 시절 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효성(004800) 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진흥기업(002780)이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에 1032억원 규모로 수주했던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이다.
 
당시 단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홈플러스가 규제 문제로 입점을 포기하는 등 미분양 부실이 발생하면서 여신 회수가 장기화된 상태였다. 휴랜드산업개발 여신에 대한 엠캐피탈의 처리 방침은 임대수익 현금흐름으로 대출 잔액 규모를 줄여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매각을 통해 채권을 회수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부실채권을 매각함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해당 여신은 지난해 연체채권으로 재분류되면서 1개월이상연체율이 1.9%로 나타나 전년 말인 1.3% 대비 0.6%p 상승한 바 있다.
 
엠캐피탈의 건전성 지표는 지난해 말 기준 연체자산이 555억원, 고정이하자산 564억원, 요주의이하자산 82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2.8%, 1.9%다. 그동안 부실을 적극적으로 제각 또는 매각하면서 지표를 개선했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부실자산의 상각과 매각을 통해 과거 대비 건전성 지표가 제고됐다”라면서 “휴랜드산업개발은 거액의 고정이하자산이자 연체자산으로, 양쪽에서 지표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그 결과는 기간을 나눠서 반영할 수 있고 한 번에 반영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열위한 충당금적립률 지표…휴랜드 매각으로 긍정적 효과
 
휴랜드산업개발 여신 매각은 연체율뿐만 아니라 충당금적립률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엠캐피탈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67억원이며,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65.1%로 나타난다.
 
앞서 2021년 휴랜드산업개발 여신에 대한 충당금 150억원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적립률을 전년도 39.2% 수준에서 65.5%까지 큰 폭으로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열위한 상태다. 경쟁사 그룹의 충당금적립률 평균은 지난해 기준 125.8%에 달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휴랜드 관련 충당금(156억원)은 현재 장부에 반영되어 있는 것인데 매각에 따라 이 부분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고정이하여신이 줄고 충당금도 차감해 새로 계산하면 지금보다는 좀 더 높게 산출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오프(Book-off) 즉 장부에서 떨어내는 과정이 2분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엠캐피탈은 기업금융(22.0%)과 투자금융(26.6%)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20년 12월 최대주주(주요 출자자 새마을금고) 변경 이후 유상증자(2020년 748억원, 2022년 500억원)를 거치면서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금융은 취급건 가운데 거액여신이 다수 포함되기 때문에 신용집중 위험이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영업자산 내 50억원 이상의 거액여신 비중은 11.3%로 나온다.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부동산금융 브릿지여신도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253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2% 수준이다. 브릿지여신을 제외한 부동산 PF는 4835억원이다. 작년에는 분양률 저조 등의 이유로 PF대출 신규 2건(이천시 생활형숙박시설 개발 55억원, 대구 오피스텔 개발 10억원)이 고정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엠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휴랜드 부실채권 매각으로 인해, 충당금 100% 적립된 잔여채권을 2분기 상각 시 고정이하여신비율 0.5%p 개선이 예상된다”라면서 “대손충당금은 PF로 분류되지 않은 브릿지론의 경우에도 PF대출과 동일하게 적립하는 등 잠재리스크에 대한 적립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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