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이자 없이 2.3조 확보…HD현대 채무 부담 덜까
조선해양, 2조원 무이자 외화 EB 발행…자금 유출 방지
투자와 배당 여력 동시 확대로 지주사 후순위 리스크 완화
사업 회사 속한 산업군 호황 지속…현금흐름 개선 전망
공개 2026-05-1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7일 15: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2조원 이상의 외화 자금을 무이자로 조달하면서 배당과 투자 여력을 동시에 확대했다. 특히 배당 여력 확대는 모회사인 HD현대(267250)의 채무 상환 능력을 높여 지주사 후순위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다. 후순위 리스크란 자회사 배당 여력 축소에 따른 모회사의 채무 상환 능력 저하를 말한다. 아울러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 회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 전반의 현금흐름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HD현대)
 
무이자 대형 조달에 지주사 후순위 리스크 희석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15억 5000만달러(원화 약 2조 3723억원) 규모의 2회 외화 교환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조달 자금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인도, 미국 시장 진출 및 필리핀 조선소 확장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번 교환사채는 표면이자와 만기이자 모두 0%로 설정되는 등 이자 지출 부담을 최소화했다. 교환 대상으로 지정된 자산은 자회사 HD현대중공업(329180) 지분 4.32%(453만 4814주)다. 지속적인 이자 지출 부담이 없는 만큼 투자 확대 과정에서 부수적인 현금 유출 압박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주식의 시장성이 높은 덕분에 한국조선해양은 투자와 배당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조달은 모회사 HD현대의 후순위 리스크 완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주체제에서 지주사 후순위 리스크는 일반적인 문제다. 후순위 리스크는 자회사 채권자가 지주사 채권자보다 우선 변제권을 가지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말한다. 지주사 채권자가 변제에서 뒤로 밀리기 때문에 지주사 신용도는 자회사보다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자회사가 배당과 투자 여력을 동시에 갖춘다면 지주사의 원활한 현금흐름에 기여할 수 있어 후순위 리스크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한국조선해양은 EB 발행에 따른 지출 부담이 적은 가운데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5200억원이었던 회사 별도기준 매출은 지난해 1조 4938억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1조 8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달에 따른 이자 지출도 줄임으로써 현금창출력이 강화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지난해 HD현대 그룹의 지주사 후순위성 리스크는 옅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신용평가업계는 HD현대의 신용도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267260) 등 핵심 자회사 및 손자회사 등 신용도를 동등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의 현금흐름이 성장하면서 구조적 후순위 리스크도 제한되는 모습이다.
 
 
 
손자회사로부터 시작한 현금흐름 개선 흐름
 
그룹 내 현금흐름 확대가 뚜렷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핵심 사업회사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커지면서 배당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부문의 경우 손자회사, 중간 지주사, 최상위 지주사로 올라가는 배당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전력기기 부문의 호황 역시 지주사로 올라가는 현금흐름 증대에 기여 중이다.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2023년까지 배당을 미실시했지만, 2024년부터 빠르게 배당을 확대 중이다. 회사는 2024년 3606억원, 지난해는 8698억원을 배당총액으로 잡았다. 현대일렉트릭 역시 같은 기간 배당금 규모를 282억원에서 818억원으로 늘렸다.
 
그룹 최상위 지주사인 HD현대는 확대된 배당 재원을 차입 부담 관리와 신규 사업 투자에 활용 중이다. 지난해 HD현대가 신사업 등에 출자한 자금 규모는 5754억원으로, 직전연도(180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사업회사 실적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고, 지주사는 이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현금흐름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선과 전력기기 등 사업은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선 부문은 이미 2029년 이후 인도 물량 수주에 나서는 등 최소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전력기기 부문에서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망 업그레이드 수요가 장기 호황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사업 자회사의 수익 성장이 장기화된다면 그룹의 지주사 후순위 리스크도 희석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HD현대는 지주사의 구조적 후순위성이 신용도에 반영되고 있지만, 산하 자회사 지분에 대한 자산가치, 지주사 수익 다변화 등을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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