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를 줄였지만 관련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PF에서 회수가 지연되면서 부동산담보대출로 전환된 것들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관련 금융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대손비용은 계속 불어나고 있으며, 신규 부실 발생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진=한국투자캐피탈)
부동산 PF 대출 줄었지만 본PF '담보대출' 전환 확대
7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부동산 PF 대출 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조1595억원이다. 전년도 1조3571억원 대비 14.6%(1976억원) 감소했다. 본PF 대출이 7815억원, 브릿지론이 3780억원이다. 영업자산 내 비중은 19.2%다.
지난해는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PF 자산이 줄어들었다. 본PF 대출에서 467억원 늘었지만 브릿지론은 2444억원 감소했다. 부동산금융 중에서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축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 2023년 이후 부동산 PF 대출 자산을 빠른 속도로 줄여 왔다.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다만 PF 축소에도 부동산담보대출이 증가하면서 부동산금융 규모는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PF 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합계는 총 2조8729억원으로 전년도 말 2조1590억원 대비 33.1%(7139억원) 증가했다.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까지 올라간다.
부동산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본PF 대출에서 준공된 이후 담보대출로 전환되는 건들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이 착공 전 토지 매입에 대한 대출이라면 본PF는 그 이후 시공과 분양 단계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준공 이후에는 PF 대출이 종료되는 수순이지만 미분양이나 매각 지연 등의 문제로 회수(상환)가 길어지면 불가피하게 담보대출로 전환될 수 있다. 이 경우 준공리스크는 사라지지만 부동산금융 본연의 리스크는 그대로 남는다.
관련 업계의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부동산담보대출은 최초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PF 대출에서 시작했던 것들이 많다"라면서 "분양형인 경우 분양이 완료되면 대출 리스트에서 사라지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반담보대출로 넘어가게 되고, 이는 미분양으로 회수가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잘 마무리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게 된다"라며 "담보대출로 취급을 할 때도 만기를 정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사업장 현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연체가 되고 부실화되면서 나중에는 대손을 인식하게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줄어들지 않은 대손비용…신규 부실도 지속 발생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해 실적이 당기순이익 868억원으로 전년도 235억원 대비 크게 회복했지만, 이는 투자금융수지(869억원) 증가 효과가 컸다.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는 대손 부담은 계속 확대됐다. 대손비용 추이는 2023년 699억원, 2024년 1095억원, 2025년 1247억원으로 집계된다.
그동안 PF 자산이 지속적으로 축소됐음에도 대손비용은 감소하지 못했다. PF 대출에서 발생하는 부실 문제가 가장 크지만 부동산담보대출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 중이다. 부동산담보대출 역시 건전성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대손을 크게 인식한 만큼 건전성 지표는 개선된 부분이 있다. 부실채권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4.9%로 전년 대비 1.8%p 하락했다.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11.4%로 4.2%p 내려갔다. 다만 1개월 이상 연체율은 5.4%로 0.9%p 상승했다.
부동산 PF 개별 부문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 11.5%, 요주의이하여신비율 15.7%, 연체율 15.7% 등이다. 모두 개선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은 2600억원 가운데 83.7%(2175억원)가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비롯됐다.
신규 부실은 올해도 계속 발생 중이다. 회수 수시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기업체 두 곳에서 총 274억원 규모의 부실이 추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적립해 놓은 대손충당금은 1703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65.5%로 나온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달 발생했던 부실채권은 금액 이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 중이고, 2분기 중 대손 상각할 예정"이라며 "부실여신은 실물부동산 처분, 부실채권(NPL) 펀드에 채권 매각, 재구조화, 대손상각 등을 통해 정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부동산 여신 비중을 확대하고, 부동산 여신은 수익성 위주로 선별 취급할 것"이라며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