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그 후)②현대백, SK바이오랜드 인수 3년…성적표 씁쓸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익 감소…건기식 부문 매출 부진 원인
매출보다 높은 재고 증가율…인수 전 대비 주가도 반토막
공개 2023-04-2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 기존 내적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유통가와 식품·뷰티·패션업계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유통업계에서 진행된 M&A와 관련해 이후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지 추적했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뷰티·헬스케어 부문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현대바이오랜드(052260)(구 SK바이오랜드)를 인수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은 되레 감소하는 등 경영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화장품 원료 부문 사업역량 확대와 현대그린푸드(453340)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건기식 부문 매출 비중은 오히려 인수 당시보다 감소한 상황이다.
 
출처/현대백화점그룹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바이오랜드의 매출액은 991억원으로 전년(1028억원) 대비 3.60%,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전년(106억원) 대비 15.09%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바이오랜드의 건기식 사업 부문 매출은 256억원으로 전체 비중의 25.9%를 차지했다. 이는 인수 당시인 2020년(282억원) 보다 9.22%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전체 사업부문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2020년(31.8%) 대비 5.9%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장품원료, 의료기기 사업 부문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바이오랜드의 화장품원료 부문 지난해 매출액은 549억원으로 인수 당시인 2020년(450억원)보다 22.0% 성장했다. 매출 비중도 4.8%포인트 늘어난 55.4%를 기록했다. 의료기기 부문은 128억원에서 157억원으로 매출액은 22.66% 신장, 매출 비중은 1.4%포인트 확대된 15.9%를 기록했다.
 
 
건기식 매출은 2020년 282억원에서 2021년 252억원으로 역성장 후 250억원대 매출에서 성장이 정체됐다. 2022년 매출은 256억원으로 2018년 258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CTT리서치는 자체 브랜드 상품의 기획수 감소와 트렌디한 소재 공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 등이 2021년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2020년 매출이 급증했다"라며 "이로 인한 역기저 효과와 제품 효율화를 위해 소규모로 취급하던 소재 일부를 정리하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건기식 시장이 2019년 이후 3년간 매년 연평균 성장률 18.2%를 기록해왔던 것과 대조된다. 국내 건기식시장 규모는 2019년 3조7257억원, 2020년 4조1753억원, 2021년 5조583억원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같은 기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재고자산은 13.95% 늘어난 34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290억원) 대비로는 18.28% 늘었다.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60% 줄었다. 2020년 대비로는 11.60% 상승하는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매출 증가율보다 높은 재고자산 증가율은 위험 신호로 평가한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식품은 전체 재고자산의 27.87%로 화장품(59.02%)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식품 부문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15.91% 증가하며 화장품(2.37%)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식품부문 재고자산 중 상품은 7억8557만원으로 5억2485만원을 기록한 2021년보다 49.68% 증가했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원자재는 35억원으로 전년(24억원)대비 45.8% 상승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이 경영권을 포함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를 1205억원에 인수하면서 뷰티·헬스 분야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초 화장품원료 부문에 대한 사업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SK바이오랜드의 주력 사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원료 부문 자체 경쟁력을 활용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적은 규모의 투자만 이어졌을 뿐 올해 초에야 추가 M&A가 이뤄지는 등 당초 예상과 달리 사업 추진이 더뎌지면서 3년 전 대비 주가는 55.85% 곤두박질쳤다. 2020년 7월 말 주당 2만8950원에 거래됐던 현대바이오랜드는 17일 1만27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뉴온에 1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 시너지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뉴온은 건강기능식품과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10건 이상의 천연물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뉴온과 사업제휴를 통해 향후 트렌디한 건기식 소재 개발, 상품기획·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현대바이오랜드는 면역, 수면개선, 체지방감소 등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인정형 소재들을 활용해 신제품과 신규소재를 공동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신규 개발된 소재의 경우 현대바이오랜드가 생산하고 뉴온이 판매하는 방식의 공동 사업구조도 구축할 예정이다.
 
양사가 보유한 기능성 소재를 자체 판매 채널을 통해 교차 판매하는 한편, 유산균·인삼·녹용과 같은 핵심 소재를 활용한 기획 상품을 개발해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현대바이오랜드의 부채비율은 36.21%로 최근 3개년 간 평균 36.92%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총차입금의존도는 7.9%로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목장의하루' 요거트 개발·출시를 비롯해 계열사 간 유통채널 활용·판매 등의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라며 "향후 뉴온의 해외 소재 소싱·상품기획 역량을 통해 트렌디한 건기식 소재 개발, 상품기획·판매,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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