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앤드림, 흑자 착시? 재고·차입이 재무 압박
올 3분기 재고자산 160억원 이상 증가
부채비율 전년비 40%포인트 늘어
차입으로 재고자산 자금 확보 영향
공개 2025-12-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2일 16: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전문기업 에코앤드림(101360)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정작 재무 상황은 더 불안해지고 있다. 매출이 늘고 이익이 나기 시작했음에도 영업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인 상태다. 특히 재고를 늘리고 설비투자(CAPEX)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영업활동을 통해 마련하지 못하자 결국 차입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실적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재고부담과 차입금이 동시에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에코앤드림)
 
흑자에도 OCF ‘마이너스’…재고자산 160억↑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앤드림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683억원 대비 53%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 동기 –7억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손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113억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이에 대해 에코앤드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등 매출비용 절감이 수익성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손익 측면에서는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이와 같은 실적 반등이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4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년 동기 –294억원보다 유출 폭은 3분의 1 가까이 줄었지만, 본업에서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로 전환되기에는 부족했다.
 
이 같은 영업현금흐름 부진 배경에는 재고자산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에코앤드림의 재고자산은 491억원으로, 지난해 말 329억원 대비 160억원 이상 늘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외형 확장 초기 단계에서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매출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선제적인 재고 축적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에코앤드림의 경우 재고 확충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아닌 외부 차입에 의존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무적으로 부담이 발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210억원에서 151억원으로 줄어 외상매출 회수는 일부 개선됐지만, 재고 증가 속도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내 자산·부채 변동 항목에서는 667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재고자산 증가가 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지며 현금흐름 개선을 지연시키는 구조가 지속된 것이다.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재고 확충과 비용 증가가 현금흐름을 제약한 셈이다.
 
 
 
재무활동으로 늘어난 현금성자산 
 
이처럼 회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현금곳간은 오히려 두둑해지고 있다. 에코앤드림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73억원으로, 지난해 말 57억원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유동성만 놓고 보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현금은 영업활동이 아닌 재무활동을 통해 확보된 것이다. 3분기 에코앤드림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40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 증가분이 910억원을 차지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540억원에서 올 3분기 980억원으로 증가했다. 장기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958억원에서 1142억원으로 늘었다.
 
에코앤드림이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도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분기 말 유형자산은 3570억원으로 지난해 말 3054억원 대비 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유형자산 취득액은 552억원이다. 향후 생산능력(CAPA) 확충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성장 기반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이 역시 현금이 아닌 차입을 기반으로 집행된 만큼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부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부채총계는 2725억원으로 지난해 말 1841억원 대비 약 48%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83%에서 122%로 약 40%포인트 상승했다. 자산 확보 작업이 차입에 의존하는 형태로 이뤄진 만큼 재무레버리지 비중이 더 높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에코앤드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재료 매입과 여유자금 확보를 위해 차입을 통한 자금 확보가 이뤄졌다”라며 "대규모 시설투자는 마무리 된 상태라 향후 자금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코앤드림은 기술고도화와 CAPA 확대를 위한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최근 청주 공장을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한 ‘테크센터’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 공정기술 개발부터 양산까지 통합된 핵심 거점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에는 올 들어 준공을 완료한 새만금캠퍼스 가동을 시작해 고객사에 전구체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구체 CAPA를 10만5000톤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에코앤드림이 이와 같은 규모의 CAPA를 확보할 경우 발생 가능한 매출은 약 1조8522억원 수준으로 추산,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약 18배 이상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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