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LG전자 턱 밑 추격에…위태로운 렌탈업계 매출 2위 자리
작년 순수 렌탈 매출액, SK매직 7979억 vs LG전자 6155억
계정 수 LG전자에 밀려···쿠쿠홈시스와도 단 10만 계정 차이
공개 2022-05-0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15: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생활가전 렌탈 업계의 2위 경쟁이 치열하다. 계정 수에서 앞서는 LG전자(066570)와 매출액 규모가 큰 SK매직의 2파전이 이어지는 모습인데,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수년 내로 매출액에서도 SK네트웍스(001740)의 자회사이자 자금원인 SK매직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매직이 3등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가 지난 21일 휘센 에어컨 렌탈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 = LG전자
 
28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렌털 제품군에 휘센 에어컨을 추가했다. 대상 제품은 올해 출시한 ‘LG 휘센 타워에어컨 오브제컬렉션’을 포함한 8개 모델이다. 6년 계약 기준 ‘스탠다드’ 상품의 월 이용료는 제품에 따라 4만6000~12만9000원, ‘플래티넘’ 상품의 경우 5만2000~13만5000원이다. 이번 에어컨 렌탈 상품에는 1년에 한 번 담당자가 제품 관리·점검을 해주는 서비스가 포함됐다. 다음 달 말까지 20평 이상 모델의 렌탈을 신청하는 고객에게 LG 퓨리케어 미니 공기청정기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LG전자가 이처럼 렌탈 제품군을 에어컨까지 확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렌탈 수요를 잡고 여름 대목을 노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005930)와 손잡은 SK매직에 업계 2위를 내주지 않기 위한 결정인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누적 렌탈 계정 수는 지난해 기준 약 300만개로, 최근 4년간 연평균 34% 증가했다. 기본 정수기부터 얼음정수기냉장고, 공기청정기·건조기·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으로 렌탈 제품군을 계속해서 늘리며 수요에 대응해온 성과다. 국내 전체 렌탈 시장 점유율은 약 19%로, 지난해 222만 계정을 기록하며 14%가량의 점유율을 보인 SK매직보다 5% 높다. 
 
 
LG전자가 계정 수에서 국내 렌탈 업계 2위라면 SK매직은 매출액 부문 2위다. SK매직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88억원으로, 6155억원인 LG전자 렌탈사업 부문보다 75% 이상 많다. 2년 연속 1조원 돌파인데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다. 그러나 가전 판매를 제외한 순수 렌탈 사업 매출액은 같은 기간 7979억원으로, LG전자와의 차이가 약 29.6%로 줄어든다. 순수 렌탈 매출을 기준으로 매출액 성장세를 따져보면, SK매직은 지난해 5년 전(2017년)보다 약 203% 성장했고, LG전자의 렌탈 매출액은 같은 기간 283% 커졌다. 이 같은 LG전자 렌탈 부문의 빠른 성장세가 SK매직이 매출액에서도 역전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계정 수에서도 현재 4위인 쿠쿠홈시스(284740)가 지난해 기준 210만 계정을 기록하며 SK매직을 턱밑까지 추격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왼쪽)와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SK매직은 매출액 2위를 사수하고 계정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홈페이지 내에 삼성전자 제품만을 담은 페이지를 따로 만들고,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건조기·에어컨 등에 대한 렌탈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SK매직이 지난해 5월 LG전자보다 1년 앞서 삼성 에어컨 렌탈을 시작했음에도 계정 수가 급증하는 효과는 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는 휘센 에어컨 렌탈을 하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전년도보다 렌탈 계정 수가 20만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SK매직은 12만건 늘어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기업 분석 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달아나는 LG전자와 추격하는 쿠쿠홈시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라며 “구독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는 등 도약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올해가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SK매직은 이달부터 ‘생활 구독’ 캠페인을 진행하며 구독 품목을 식기세척기·세제·정수기 필터·공기청정기 필터·비데 필터·원두 등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류성희 SK네트웍스 지속경영실장 준법지원인을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리며 새 인사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류 실장은 SK네트웍스의 신사업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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