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바이오, 마니커에프앤지IPO에도 '빛 대신 빚'
M&A·계열사 투자 확대로 차입금의존도 높아져
마니커에프앤지, 공모자금 대부분 차입금상환
이지바이오,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미미'
공개 2019-08-07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8: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심수진 기자] 이지바이오(035810)그룹이 재무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또 한 번 기업공개(IPO)카드를 활용한다. 이지바이오는 축산업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투자로 악화된 재무 흐름을 육류 가공업체 마니커에프앤지의 IPO로 개선할 복안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니커에프앤지는 이날까지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실시한다. 오는 7~8일 공모청약을 실시해 20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400~4000원, 공모주식 수는 260만주다. 공모금액은 88억~104억원으로 마니커에프앤지는 상당부분(64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마니커에프엔지는 이지바이오그룹의 계열사로, 이지바이오가 지분을 49.93% 보유하고 있는 팜스토리의 100% 자회사다. 오는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이지바이오그룹의 일곱 번째 상장사가 된다. 
 
모회사인 이지바이오는 1988년 설립된 사료첨가제 및 자돈사료 제조기업이다. 다수의 인수합병(M&A)과 계열사를 세워 사료부터 양돈·양계, 도축, 유통까지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이를 수직계열화했다. 40개가 넘는 종속회사를 보유 중이다. 
 
이 중 이지바이오를 포함한 6개사가 상장사로, 마니커(027740)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이지바이오와 팜스토리(027710), 우리손에프앤지(073560), 옵티팜(153710), 정다운(208140) 등 5개사는 코스닥에 상장됐다.
 
사료사업과 육가공사업, 가금사업 그리고 바이오사업까지 축산업에 대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구축한 만큼 사업 안정성은 양호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이지바이오 전체 매출의 약 71%(연결 조정 제외)를 차지하는 사료 사업부와 육가공 사업부는 높은 점유율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가금 사업 부문도 지난 2017년 흑자 전환했다. 현재 사료사업은 △이지바이오를 비롯한 △팜스토리 △이지팜스가, 육가공사업은 △팜스토리 △우리손에프앤지 △안성 △우포월드 등의 회사가 영위 중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한국기업평가

 
하지만 이지바이오는 사업을 키우며 차입금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또봉이 F&S, 컬투치킨, 신선산오리 등을 M&A하고 계열사인 Easy-Thailand 지분인수 등 투자를 늘린 탓이다. 작년 한 해 동안 M&A에 투자한 금액은 약 546억원, 지분 인수에 64억원이 들어갔다. 
 
그럼에도 자기 자본 비율을 높여 연결 기준 총 차입금 의존도는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60% 수준의 차입금 의존도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여전히 과중한 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차입금 의존도가 45%를 초과하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앞서 상장한 우리손에프앤지(402억원), 옵티팜(224억원)에 비해 마니커에프앤지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금액이 크지 않아 당장 유의미한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마니커에프앤지의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37억원으로, 단순계산 시 차입금 상환에 64억원이 투입되면 차입금의존도(24.4%)를 10%대까지  낮출 수 있다.
 
다만, 이지바이오의 경우는 1분기 기준 차입금이 7974억원으로 마니커에프앤지의 상환분을 반영해도 차입금 의존도는 45.7%에서 45.4%로 바뀌어 큰 차이가 없다. IPO로 확보하게 되는 자금 중 차입금 상환을 제외하고 남은 23억원을 기계장치 매입, 교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므로 자산규모가 증가해 차입금의존도는 이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자산총액이 1조7430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역시 감소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이지바이오 일부 계열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줄 위험도 안고 있다. 계열사 간 지급보증이 과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지바이오가 팜스토리, 이지팜스, 서울사료, 마니커 등에 지급보증을 섰고, 이 중 팜스토리는 다시 서울사료, 마니커, 마니커에프앤지에 지급보증을 섰다. 우리손에프앤지는 우포월드, 문경양돈법인에 지급보증 중으로 약 5500억원 규모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계열 사업구조가 축산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축산물 수급 변화에 따른 시세 등락, 가축 질병 등에 따른 사업위험을 공유하고 있다"라며 "이지팜스, 마니커 등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미흡해 특정 회사의 재무위험이 발생할 경우 계열 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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