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솔리다임 상장 철회, 박수치기 전 따져야 할 것
상장 철회만으로 주주가치 제고 평가엔 한계
수요 확대에 대응할 투자금 확보는 여전한 과제
경쟁력·기업가치 높여 주주 이익으로 이어져야
공개 2026-10-28 09:50:02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8일 09: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하자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가치 제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복 상장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 하락 우려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IPO 중단을 주주가치 제고의 관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솔리다임의 성장을 위한 투자금 마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홈페이지 화면(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최근 솔리다임 IPO 철회를 밝히면서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프리IPO 및 기업공개(IPO)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시했다. 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에게 유리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일반 주주의 반발과 주가 흐름 등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현재 시장 상황이 IPO를 진행하기에 우호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만약 회사가 기업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IPO를 추진하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지분을 내줘야 한다. 솔리다임이 어느 정도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느냐에 따라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다 좀 더 면밀하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당장 IPO를 중단했다고, 투자 계획까지 접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이 시대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주요 반도체인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솔리다임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는 시기다. 이런 시기에 폭발하는 수요 확대를 감당하기 위한 설비 투자 시기를 놓친다면 회사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금 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에 남겨진 문제는 하나다. 성장에 필요한 돈을 어디에서 마련한 것인가. 모회사인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이 필요한 모든 투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그럴 경우 SK하이닉스가 다른 사업에 투입할 자금이나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SK하이닉스가 아무리 대규모 현금을 빠르게 확보한다고 해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차입으로 투자금을 마련할 경우에도 이자 등 비용 문제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솔리다임이 IPO를 철회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어떤 방법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늦지 않게 조달하고, 그 자금 조달 방법이 기존 주주에게 얼마나 유리한지를 검증해야 된다는 점이다. 모회사 자금을 활용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살펴 IPO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고, 감당 가능한 이자를 지불하면서 차입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비용과 조건을 따져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IPO 추진 철회를 곧바로 주주가치 제고의 성과로 평가하거나, 모회사의 지원을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성장을 위한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든 솔리다임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 성과가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와 기존 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IPO 철회도 그 과정에서 이뤄진 선택으로 봐야 한다. 이제는 회사와 주주가 머리를 맞대고 투자금 마련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할 때다.
 
최용민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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