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1조 자구안에도 순차입금 12.7조…재고 5.9조 '부담'
호텔앤드리조트 지분 매각으로 2998억원 확보
재고자산 회전일수 109.8일→153.1일 급증
재고자산 관리 통한 자체 유동성 확보 관건
공개 2026-09-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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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장민지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매각을 끝으로 유상증자 축소에 따른 자체 자구안 마련을 마무리했다. 당초 계획했던 유증 규모가 절반가량 줄면서 생긴 7000억원의 재원 공백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과 세액공제 유동화, 비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채워 넣은 것이다. 다만, 본업을 통한 현금창출력 개선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태양광 시장 둔화로 불어난 재고자산을 신속하게 털어내는 것이 자체 유동성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한화솔루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20.6% 매각…유증 공백 메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한화솔루션이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20.6%를 매각해 2998억원을 확보하며 유상증자 축소로 촉발됐던 자체 자구안 마련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당초 목표했던 유상증자 규모가 절반가량 축소되면서 이에 따라 채무상환을 위한 조달 금액도 263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별도의 자구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회사는 유증 축소로 모자라게 된 7000억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에는 미국 큐셀 설계·조달·시공(EPC) 법인을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300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 7월에는 미국 벤처투자펀드(VC) 지분을 매각해 1255억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두 달 동안에만 4255억원을 채운 셈이다. 여기에 이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처분까지 더해지면서 누적 조달액은 총 7253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한화솔루션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율은 기존 49.7%에서 28.7%로 20.6%포인트 낮아지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이 세 건의 자산과 지분 매각 외에도 세액공제 유동화를 통해 추가로 실탄을 마련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가운데 2025년분과 2026년분을 합친 3400억원을 지난 6월 조기 현금화한 것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한화솔루션이 올해 상반기에만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은 1조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연결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을 9조원대로 줄인다는 목표에 한층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재무 수치는 아직 이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2조 7218억원으로 전년 말 12조 5068억원 대비 215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183.7%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마련한 1조원대의 자금 전부를 채무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하더라도 연말까지 순차입금 규모를 9조원대로 낮춘다는 목표에 도달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큐셀 솔라허브 본격 가동을 계기로 북미 태양광 사업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솔루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자구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및 추진해 나갈 방침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연평균 28.4% 급증…운전자본 관리 '과제'
 
한화솔루션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본업을 통한 현금창출력 개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들어 현금흐름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5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 359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덕분에 4578억원의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단행했음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은 127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운전자본 관리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의 재고자산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재고자산은 2023년 말 3조 4475억원, 2024년 말 4조 2575억원, 2025년 말 5조 6799억원, 올해 상반기 말 5조 9133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연평균 28.4%씩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재고자산 규모가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재고자산회전일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재고자산회전일수는 창고에 쌓인 재고를 얼마나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화솔루션의 재고자산회전일수는 2023년 109.8일에서 지난해 153.1일까지 늘어졌다. 재고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기간이 대폭 길어진 것이다.
 
재고자산이 불어난 배경에는 한화솔루션이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의 개화 시기가 당초 전망보다 늦어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재고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재고자산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사업 재공품이 급격하게 불어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 9879억원이었던 신재생에너지 부문 재공품은 올해 상반기 1조 8567억원으로 87.9%나 확대됐다. 재공품은 완제품 전 단계로 생산 과정에 머물러 있는 미완성 제품을 의미한다. 태양광 모듈 등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생산량을 늘렸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재공품이 그대로 쌓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쌓여 있는 자산을 신속하게 털어내고 현금화하는 것이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태양광 셀과 모듈 공급이 축소되면서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제품 가격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완공한 미국 카터스빌 공장을 통해 미국산 모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면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현금흐름도 함께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없애는 등 태양광 산업 정상화에 집중하면서 중국 업체들로 인한 저가 경쟁이 종식되고 시장 전반에서 제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의 전력 부족과 전기요금 상승 등을 바탕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한화솔루션의 카터스빌 공장에서도 올해 4분기부터 양산이 시작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재공품 증가는 국내 셀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화된 데 따라 늘어난 것"이라며 "미국 조지아주 달튼 및 카터스빌 모듈 공정에 투입되는 진천공장 생산 셀의 공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 완공된 카터스빌 셀 생산라인도 램프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터스빌 업스트림 제조 밸류체인의 램프업이 본격화되면서 AMPC 수혜도 확대되고 이에 따라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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