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너지, 매출 82% 리튬에 쏠렸다…원가 상승에 수익성 '흔들'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 3년 새 7.1%→82.5%
리튬 매입가 16% 상승…원가율 9.76%포인트 확대
신사업 확장에도 현금창출력 둔화…차입 부담 우려
공개 2026-09-09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7일 18: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강원에너지(114190)가 2차전지 설비 중심 사업구조를 소재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투자 둔화로 설비 부문 외형이 쪼그라든 자리를 수산화리튬을 가공해 양극재 업체에 공급하는 소재 사업이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매출이 소재 부문 한 곳으로 쏠리면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가 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매출 다변화를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들마저 현금창출력 둔화와 맞물려 자금조달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진=강원에너지 홈페이지)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 82.5%…리튬 매입단가도 16% '급등'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원에너지의 2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822억원으로 전체 매출 996억원의 82.5%를 차지했다. 2023년 7.1%에 불과했던 소재 사업 매출 비중이 3년 만에 75.4%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반면 2차전지 설비 부문의 몸집은 급격하게 축소됐다. 2023년만 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52%를 차지하며 사업의 핵심 축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으로 고객사들의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44억원, 비중은 4.4%까지 쪼그라들었다.
 
2차전지 설비 부문의 수주 규모도 미비한 수준이다. 2차전지 설비 부문의 수주잔고는 2023년 말 54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7억원으로 96.9% 급감했다. 같은 기간 산업용 보일러설비 수주잔고는 219억원에서 730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나며 전체 수주잔고 807억원의 대부분을 떠받치고 있다. 사실상 보일러설비가 설비 사업의 공백을 메우는 동안 매출의 무게중심은 소재로 완전히 옮겨간 셈이다.
 
문제는 매출 의존도가 소재 사업으로 집중되면서 원재료 비용 부담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기준 매출원가는 2023년 1237억원, 2024년 2075억원, 2025년 2094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매출액 자체가 줄었는데도 매출원가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매출원가율이 2023년 88.9%에서 지난해 98.66%로 9.76%포인트나 뛰었다.
 
원가 부담이 커진 배경에는 소재 사업의 원가 구조가 있다. 강원에너지의 소재 사업은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고객사 요구에 맞춰 가공해 공급하는 구조여서 리튬 가격 변동이 매출원가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수산화리튬 매입 단가는 2024년 kg당 1만 8987원에서 올해 상반기 2만 2017원으로 16% 상승했다.
 

(그래프=AI 제작·IB토마토)
 
리튬 단가 상승과 소재 부문 외형 확대가 겹치면서 매출액 대비 원재료 매입액 비중은 올해 상반기 80.4%로 지난해 상반기 56.8%보다 23.6%포인트 확대됐다. 그중 수산화리튬 매입액만 떼어놓고 보면 2023년 317억원에서 지난해 1007억원으로 3배 넘게 불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769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수산화리튬 매입액 비중은 올해 상반기 77.2%까지 치솟았다.
 
이 여파로 수익성은 이미 뚜렷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0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 하락세가 향후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완제품 판가 하락 압박이 소재와 부품 등을 공급하는 후방산업까지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재료 가격은 오르고 판가는 눌리는 이중 압박 속에서 강원에너지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한층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양극재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압박은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의 원가 절감 압력이 소재기업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사업으로 매출 다변화 나섰지만…차입 부담 '과제'
 
이에 강원에너지는 기존 2차전지 소재와 설비, 산업용 플랜트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반도체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세 사업 모두 강원에너지가 쌓아온 설계, 배관, 분체가공, 턴키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인접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체 장비로 리튬 소재를 직접 생산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공정·설비·현장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시장 상황도 신사업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희토류는 주요국이 핵심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 속에 비중국권 생산기지 수요가 커지고 있고,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고집적화에 따른 발열량 증가로 액체냉각 도입이 확산되는 국면이다. 반도체 플랜트 사업 역시 기존 산업용 증기발생기와 화공설비에서 쌓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진출하기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강원에너지는 미국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기업 Noveon Magnetics와 국내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총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올해 중으로 주요 설비 발주와 공장 착공을 시작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단계적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플랜트 EPC 사업은 건축·설비·전기·클린룸 분야 등 전문인력으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기존 플랜트 사업 역량을 반도체 생산시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고,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은 일본 NIDEC과 냉각수 분배장치(CDU) 관련 업무협약 및 마스터서비스계약을 체결하며 설치·시운전·유지보수·기술지원 등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다만 신사업 투자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확장 시점과 맞물려 강원에너지의 현금창출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원 대비 32.7%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CAPEX)은 23억원에서 7억원으로 오히려 축소됐음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242억원보다 28.9% 감소했다.
 
대규모 투자에 앞서 유동성도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302억원 수준이다. 희토류 사업에만 1000억원이 필요한 데다 반도체 플랜트와 AI 인프라 사업에도 추가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창출력은 둔화하고 유동성도 빠듯한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에 따른 차입 확대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핵심 매출원인 소재 사업의 가동률과 수율을 개선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추진 중인 신사업을 신속하게 실질적인 매출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희 서울평가정보 책임은 "강원에너지는 2차전지 부문에서 소재사업 단일 부문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만큼 소재사업의 가동률과 수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추진 중인 신규사업을 신속하게 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해 강원에너지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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