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투자를 대규모로 확대하면서도 연내 주주들에게 추가로 돈을 풀 수 있는 여력이 커지고 있다. 올해 유형자산투자 규모가 90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잉여현금흐름(FCF)은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 확대에도 현금이 빠르게 쌓이면서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추가 주주환원 규모를 얼마나 늘릴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투자 두 배 늘어도…실적 개선에 따라 넉넉해진 FCF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유형자산투자를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하는 동시에 연내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는 재무 체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에 필요한 현금 유출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유형자산투자 규모는 지난해 47조 372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1조 815억원을 기록하며 반년 만에 지난해 투자액의 80% 가까이를 이미 달성했다. 연간 기준으로 91조 8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자산투자는 생산시설과 제조장비 등 장기간 영업활동에 사용하는 자산을 취득하는 데 투입된 자금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과 장비를 비롯해 각 사업부문의 생산능력 확대와 시설 고도화 등에 투입되는 설비투자 성격의 지출이 여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설비투자(CAPEX)는 해당 기간의 투자 집행 규모를 나타내는 반면, 현금흐름표상 유형자산투자는 유형자산 취득 과정에서 실제 지급된 현금을 기준으로 한다. 주주에게 직접 현금을 돌려주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과 달리 미래 생산능력과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성 지출 중 하나다.
대규모 투자에도 삼성전자의 현금창출력은 오히려 크게 개선되는 상황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85조 3150억원에서 올해 337조 57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남는 FCF는 같은 기간 37조 7930억원에서 251조 4544억원으로 565.34% 급증할 전망이다.
동시에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53조 7056억원에서 지난해 57조 8564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반기 기준 92조 9164억원으로 60.59% 증가했다. 연내 200조 안팎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투자 확대에도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추가적인 주주환원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특히 주주환원 재원의 기준이 되는 FCF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반영하고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IB토마토>에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은 회사의 성장에 따른 성과가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10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고, (연간 실적에 따라) 나머지 주주환원은 내년 초 이사회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환원 방식과 규모를 추가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환원에 쏠린 눈
올해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2024~2026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마지막 해다.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FCF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정책에 따라 산정된 주주환원 재원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금액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얼마나 배분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현행 정책에 따라 3년간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주주환원 재원을 약 1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해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인 만큼 이를 제외하면 추가 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잔여 재원은 80조원으로 추정된다.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동시에 개선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18조 3707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 9624억원) 대비 813.18% 증가했다.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은 300조 177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잔여 재원 110조원을 기준으로 3분기 30조원과 4분기 40조원 등 총 70조원의 현금배당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적용되는 2027~2029년 신규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기존 FCF의 50% 이상의 새로운 환원 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