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북미에 9.7조 쏟았는데…올리브영마저 수익성 후퇴
북미 누적 투자 9.7조원·2028년 매출 12조원 목표
올리브영 매출 확대에도 이익률 11% 밑돌아
다른 주요 계열사도 수익성 악화 지속 숙제
공개 2026-08-21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9일 13: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CJ그룹이 식품과 콘텐츠, 뷰티 사업을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다만, 그동안 그룹의 핵심 성장축이자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평가받아온 CJ올리브영마저 미국 진출과 신규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후퇴하면서 CJ(001040)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이 뒷걸음질한 상황에서 북미 사업의 의미 있는 이익 회수가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2년간 투자 확대와 수익성 방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CJ)
 
올리브영마저 수익성 후퇴…그룹 버팀목도 투자 국면 돌입
 
19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근 식품·콘텐츠·뷰티 사업을 연계해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선 북미 매출을 2028년 1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2017년 약 8000억원이었던 북미 매출이 8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만큼 개별 사업의 현지화를 넘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CJ가 지금까지 북미 시장에 투입한 누적 투자액만 올해 상반기 기준 9조 7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그룹 실적을 지탱해온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이 동시에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인 CJ의 반기 연결 매출은 22조 9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924억원으로 13.68% 감소했다. 외형 확대에도 투자와 마케팅, 물류 등 비용 증가가 이익을 끌어내린 결과다.
 
특히 그룹 실적을 떠받쳐온 올리브영의 수익성이 꺾이면서 CJ에 미치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CJ가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핵심 비상장 계열사로 그룹 내에서도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온 회사다. 실제 2분기 매출은 1조 7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인바운드 매출이 전분기보다 약 5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외형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00억원에 그치며 순이익률이 7.5%까지 내려왔다. 추가적인 법인세 부담을 제외해도 실질 순이익률은 약 8.4% 수준이며 영업이익률 역시 11%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12.8%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성장과 수익성의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한 셈이다.
 
수익성 저하의 배경에는 미국 사업과 신규 브랜드 확대가 자리한다.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전용 온라인몰을 구축한 데 이어 올리브베러 마케팅, 세포라와의 B2B 사업 등 신규 사업에 필요한 판관비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상품믹스 변화와 수수료 하락 등으로 매출총이익률 자체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올리브영과 푸드빌 모두 중장기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올리브영과 올리브베러 등 신사업의 외형 성장도 기대되지만 사업 초기 단계에서 마케팅 투자가 필요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수익성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J그룹 측은 <IB토마토>에 "K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잇는 생태계를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 등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북미 성과 기점 2028년까지…외형보다 이익 회수가 관건
 
CJ 입장에서 올리브영의 수익성 둔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자회사 한 곳의 실적 문제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그룹 성장성을 대표하는 동시에 CJ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올리브영의 지분가치는 3조원 후반대로 CJ의 순자산가치(NAV)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를 웃돈다. 그룹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올리브영의 성장률과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낮아질 경우 CJ의 NAV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시에 그 밖의 주요 계열사도 수익성 악화라는 공통된 숙제를 안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의 2분기 매출은 7조3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76억원으로 27.04% 감소했다. 국내 가공식품과 글로벌 식품 판매는 늘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포장비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한 탓이다.
 
CJ대한통운(000120) 역시 택배 물량이 12.1% 늘었음에도 택배 단가 하락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투자 등으로 영업이익이 11.8% 줄었다. CJ프레시웨이도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광고와 판촉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14.2% 감소했다. CJ푸드빌 역시 미국 사업 확대 과정에서 투자비가 먼저 발생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2% 증가했지만 미국 점포 확대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1~2%대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CJ그룹)
 
결국 CJ그룹의 북미 성장 전략 역시 정체된 계열사 수익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선행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상쇄하고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룹은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K푸드와 K뷰티 소비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오프라인 문화 경험으로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 인프라와 유통망을 확대하고 올리브영은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B2B 사업을 넓혀갈 예정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확장 정책이 비용 부담을 상쇄하면서 이익 성장이 본격화될 국면이 언제 도래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올리브영 역시 GPM 하락과 판관비 증가가 동반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실적 부진 우려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비용 효율화를 통한 영업이익률 회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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