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 실적 확대에도…핵심 자회사 'ZKW' 재무 악화
상반기 VS부문 실적 개선…본격 수익화 단계 평가
1조 4천억에 인수한 ZKW…유럽 침체에 5년간 구조조정
순이익 96.6% 급감에 LG전자 보증 한도까지 확대
공개 2026-09-09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7일 16: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LG전자(066570)가 올해 상반기 전장(VS)사업에서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VS사업 자회사(ZKW,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가운데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유럽 자동차 산업 침체 속에서 수년째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사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LG전자가 ZKW에 제공한 채무보증도 한도 대부분이 사용된 상태다. 전장사업 전체의 외형적 성장 이면에 계열사 한 곳의 재무 부담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전자)
 
VS는 웃었지만…ZKW는 2300명 감원 '장기 구조조정'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VS부문 매출은 6조 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13억원에서 4028억원으로 60.3% 늘었으며 영업이익률도 4.4%에서 6.6%로 개선됐다.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사업도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VS사업은 텔레매틱스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을 아우른다. 이 가운데 ZKW는 전장사업의 핵심 자회사로 LG전자는 지난 2018년 당시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ZKW를 인수했다. ZKW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조명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VS부문의 호실적과 달리 ZKW가 처한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유럽 자동차 산업 전반이 전기차 전환 비용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높은 생산비 부담 등을 겪으면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모두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폭스바겐은 최근 최대 10만명 감원과 독일 내 공장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BMW도 전 세계에서 8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이 외에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ZKW의 주요 고객사들도 비슷한 감원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ZKW 역시 수년째 구조조정을 반복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오스트리아 비젤부르크 사업장에서 약 6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후 최근에는 전 세계 인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300명을 2027년 말까지 추가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스트리아에서만 비젤부르크 570명과 비너노이슈타트 30명 등 총 600명이 감원 대상에 포함됐다.
 
2023년 600명 규모의 구조조정 이후 다시 2300명 규모의 감축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단기간의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라 유럽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경영환경은 ZKW의 최근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ZKW Group GmbH의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96억원보다 96.6% 감소했다. 계열사인 ZKW Lichtsysteme GmbH 역시 지난해 상반기 33억원 흑자에서 올해 84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유럽 생산법인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슬로바키아 현지 기업정보에 따르면 ZKW Slovakia s.r.o.는 지난해 3060만 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본사를 비롯한 유럽 생산거점 전반에서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증 한도 98% 사용…커지는 LG전자 재무 노출
 
더 큰 문제는 ZKW의 실적 변동에 대한 LG전자의 재무적 노출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LG전자 반기보고서 특수관계자 주석에 따르면 LG전자가 ZKW Group GmbH에 제공한 채무보증 한도는 8242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 사용액은 8101억원으로 사용률은 98.3%에 달한다.
 
이는 다른 해외 종속회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LG전자가 해외 종속회사 전체에 제공한 채무보증은 한도 기준 4조 9088억원, 실제 사용액은 1조 1334억원으로 평균 사용률은 23.1%다. LG전자 미국 판매·유통 법인(LG EUS)의 사용률은 25.0%, LG전자의 미국 전장부품 자회사(LG EVU)는 22.7% 수준인 반면 ZKW는 보증 한도를 사실상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보증 한도도 늘었다. ZKW에 대한 LG전자의 채무보증 한도는 올해 들어 7889억원에서 8242억원으로 4.5% 증가했다. 핵심 자회사의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LG전자의 재무적 지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VS부문 전체의 재무구조 역시 아직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반기말 기준 VS부문 자산은 11조 1691억원인 반면 부채는 11조 5016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3325억원 많다. 지난해 말 부채와 자산의 격차가 640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문 단위에서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있다.
 
결국 LG전자 VS사업은 외형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핵심 축인 ZKW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장기간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ZKW의 손익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LG전자의 채무보증 사용률까지 한도에 근접했다는 점은 향후 전장사업의 재무적 부담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2027년까지 이어질 구조조정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LG전자 전장사업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ZKW는 인수 이후 글로벌 램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R&D 및 생산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며 "높은 채무보증 한도 소진율은 해당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 조정은 구조조정이 아닌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화 차원"이라며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비교하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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