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국채보다 주식·대출로…자산운용 공격 모드
운용자산에서 국공채 대신 주식 늘려…손보사, 더 '공격적'
K-ICS 상승하고 ALM 여력…생산적 금융으로 주식·대출 확대
공개 2026-05-1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8일 17: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자산 운용에서 국공채보다 주식과 대출채권, 수익증권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투자 수익률이 더 높은 자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자본비율(K-ICS)이 개선되고 금리·규제 환경에서도 우호적인 영향이 있었던 만큼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여력이 생긴 영향이다. 향후 전개될 생산적 금융 참여 역시 주식과 대출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언급된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생명·화재 영향으로 주식 확대…손보사, 더 공격적 운용
 
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총자산 합계가 957조8455억원이다. 운용자산 816조8210억원에 비운용자산 23조7193억원, 특별계정(퇴직연금과 변액보험 등) 117조3051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운용자산은 다시 ▲현금·예치금 17조5801억원 ▲주식 78조6963억원 ▲국공채·특수채 335조984억원 ▲회사채 55조2285억원 ▲수익증권 73조9988억원 ▲외화표시유가증권 111조3803억원 ▲대출채권 104조8062억원 ▲부동산 10조503억원 등으로 이뤄진다.
 
전년도 구성과 비교했을 때 국공채는 0.4%(1조192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자산에서는 회사채가 11.2%(6조9731억원), 수익증권이 1.3%(9780억원), 대출채권이 6.7%(7조5490억원) 감소했다.
 
반면 주식과 외화표시유가증권이 증가했다. 특히 주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년 대비 36조295억원 불어나면서 84.4%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대량 보유한 삼성생명(032830)의 회계처리 방식이 바뀐 영향이다. 삼성생명 몫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는 주식이 8.3%(6104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10개 손해보험사는 총자산이 354조6673억원이며 포트폴리오 구성이 ▲현금·예치금 11조7291억원 ▲주식·출자금 16조8192억원 ▲국공채·특수채 85조9625억원 ▲금융채·회사채 30조2607억원 ▲수익증권 51조1105억원 ▲대출채권 85조2596억원 ▲외화표시유가증권 37조6184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국공채가 2.7%(2조2272억원) 늘어난 반면 주식과 출자금이 73.1%(7조1048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삼성전자 지분을 다수 보유한 삼성화재(000810) 영향이 컸다. 손해보험은 생명보험과 달리 수익증권(7.2%)과 대출채권(4.5%)도 증가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생명보험보다는 자산 운용을 더 고수익 중심으로 개편한 셈이다. 업권별 운용자산이익률 평균은 생명보험이 3.3%, 손해보험이 3.5%로 확인된다.
 
 
채권 듀레이션 하락 흐름…생산적 금융도 주식·대출 늘려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개편에는 보험사 자본비율 개선과 ALM 여력 확대가 밑바탕으로 깔려있다. 보험사 K-ICS 비율은 2024년 큰 폭으로 저하됐다가 지난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명보험은 경과조치 전 기준 2023년 210%에서 2024년 183%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187%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은 221%에서 201%로 하락했다가 211%로 다시 올랐다.
 
ALM은 부채 듀레이션과 자산 듀레이션을 서로 매칭해 갭을 줄이는 작업이다. 자산 부문에서는 보통 만기가 30년으로 긴 초장기채(국공채)를 매입해 듀레이션을 늘린다. 듀레이션 매칭이 저조하면 외부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과 부채 증감 폭이 커지게 되고 그만큼 자본도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K-ICS 비율이 양호하게 나오고 유지되면 ALM 측면에서는 초장기채 매입 수요가 줄어든다. 대신 국고채보다 수익률이 더 높은 주식이나 수익증권, 대출채권 등으로 투자금을 돌릴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ICS 기준치 완화나 보험부채 할인율 점진적 적용 등 규제가 개선된 영향이 있고,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K-ICS 비율이 오른 영향도 있다"라면서 "특히 자본 여력이 우수한 대형 보험사는 투자에서도 수익증권이나 대출채권을 더 크게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 업계 리서치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는 초장기 국채를 덜어내기도 했다. 그 결과, 보험사 채권 듀레이션도 지난해 9월 말 12.5년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 초에는 11.4년까지 축소됐다.
 
보험사의 생산적 금융 참여도 중장기적으로 주식이나 대출채권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사는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40조원을 사용할 예정이며, 그중에서도 국민성장펀드에 8조원을 책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험사의 기업·인프라 대출과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첨단산업 관련 대규모 시설과 설비투자, 기술투자펀드, 간접투자펀드 기관투자자(LP) 참여 등이 있다.
 
이와 관련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 전환을 통해 보험사의 장기 국채 수요가 기업과 인프라 장기성 대출이나 정책 펀드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자본 규제 합리화를 배경으로, 채권보다는 주식과 대출채권 중심의 자산 성장세가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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