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고환율에 사라진 '미떼 아기'…광고비 900억 줄였다
매출 늘었지만 원가율 5%p 상승…환율 부담 직격
시그니처 '핫초코 미떼 광고' 22년 만에 미제작
광고비 대폭 축소로 영업이익 방어
공개 2026-05-1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8일 16: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동서(026960)식품의 '미떼 아기'가 고환율 여파로 22년 만에 사라졌다. 원가율이 상승해 2003년부터 매년 제작됐던 미떼 광고가 지난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표 광고 제작 중단 등 비용 축소를 통해 회사는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핫초코 미떼 '아빠는 1호 팬' 광고 영상 캡처. (캡처본=미떼 공식 유튜브 채널)
 
원가율 급등에 광고비 약 900억 축소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서식품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8105억원으로 전년(1조 7909억원) 대비 1.1%(196억원) 증가했지만 매출총이익은 약 15% 줄었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율을 뺀 것으로 지난해 회사는 6083억원을 기록해 전년 5176억원보다 14.9%(907억원) 감소했다. 원가율이 71.40%로 2024년 66.03% 대비 5%포인트 이상 상승한 결과다.  
 
동서식품은 원가 상승을 판관비를 줄이며 대응했다. 판관비율은 2024년 24.05%에서 지난해 18.69%로 5.36%포인트 낮아졌다. 판관비 중 가장 크게 줄어든 비용은 광고비다. 동서식품의 연결기준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100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887억원 대비 약 46.9%(886억원) 감소했다.
 
광고비 절감으로 시그니처 광고도 한 해 쉬어갔다. 동서식품은 지난 2003년부터 겨울 시즌마다 매해 핫초코 브랜드 '미떼' 광고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떼 광고에 나온 목지훈 선수 모습. (캡처본=미떼 공식 유튜브 채널)
 
미떼 광고에 나오는 아기 모델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으며 동서식품의 대표적인 시즌 마케팅으로 인식돼왔다. 최근 NC다이노스에 입단한 목지훈 선수(21)도 과거 김성근 감독과 미떼 광고를 촬영하며 '미떼 소년'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광고비 이외에도 복리후생비, 기업업무추진비, 운반비 등 다른 비용도 소폭 줄였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동서식품 영업이익은 1793억원으로 전년(1776억원)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달러가 올라 커피 원가가 올랐기 때문에, 지난해 5월에 가격 인상을 했는데 한 번 더 할 수 없어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래서 미떼 광고 말고도 못한 제품들이 좀 있다"며 "올해도 환율이 1500원 언저리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어서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 올해도 광고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환율 방어 위한 헤지손익,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
 
원가율 상승은 지난해 요동쳤던 환율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커피 원두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어 환율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일부 커피 원두 구매 계약에서 물량만 확정하고 단가는 확정하지 않는 계약 방식은 환율 변동성에 취약하다. 원두 가격 및 환율 변동에 따라 매입 단가가 변동될 수 있는 구조로 원가 변동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미래 원재료 매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회계 방식(현금흐름 위험회피 회계)를 쓰고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해 파생상품(헤지)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에는 헤지 포지션이 평가이익 상태였지만 지난해에는 평가손실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현금흐름 위험회피 파생상품 평가손익'은 2024년 151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34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해당 손익은 결산 때 매출원가로 이동된다. 즉, 환율 변동으로 헤지 포지션이 불리하게 움직이면서 원가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동서식품은 현금흐름에서도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이어갔다. 투자는 줄이고, 유동성 관리는 강화했다. 유형자산 취득 규모(CAPEX)는 2024년 346억원에서 지난해 239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단기금융상품 증가 규모는 지난해 1조 2490억원에 달했고,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504억원에서 지난해 546억원으로 늘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헤지 상품으로 환율 위험을 방어하고 있지만 환율이 내려갔을 때 거래를 해야 하는데 현재 내려가질 않아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방법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유지시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게 아니라서 방안을 계속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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