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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브릿지론 털어낸다…연말까지 4곳 본PF 전환
오산내삼미·천안백석·대전도안·아산동산 등 본PF 전환 성공
브릿지론 상환액만 7727억원…브릿지 단계서 발 빼기 시작
창사 이래 첫 영구채 2000억원 발행…재무완충 장치 마련
공개 2025-12-30 11:25:19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0일 11: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GS건설(006360)이 기타사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2조원대에 달하던 브릿지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사업장 4곳을 본PF로 전환했다. 분양·인허가 단계에 머물던 사업들이 착공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단기 차입 위주의 PF 구조를 장기 자금 중심으로 재편하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오산 내삼미2구역) 투시도.(사진=GS건설)
 
2조원 웃돌던 기타사업 브릿지론…연말 1.3조 수준으로 완화
 
3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4분기(10~12월) 기준 주요 기타사업 브릿지론 사업장에서 총 7727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대출잔액을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3분기 말 브릿지론 대출잔액(2조 656억원) 대비 약 37%가 정리된 규모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기타 브릿지론 대출잔액은 2조원대 초반에서 1조 3천억원(약 1조 2929억원)안팎까지 낮아진 셈이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이나 인허가 등 사업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본PF 이전 단계의 단기 대출로, 통상 본PF가 실행되면 신규 PF 자금으로 상환되는 구조다. 인허가·사업 준비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활용되는 금융인 만큼 만기가 짧고 금리 변동에도 민감한 편이다. 이 비중이 커질수록 만기 도래 시 상환이나 차환 부담이 반복되며 유동성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GS건설의 기타사업 PF 브릿지론 부담은 상당한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기타사업 PF 보증금액(PF 실행금액)은 2조 9242억원, 이 가운데 브릿지론 보증금액만 2조 2889억원으로 전체의 80% 가까이 차지했다. 또 이 중 실제 실행된 브릿지론 대출잔액 역시 2조원을 웃돌았다. 통상 대형 건설사의 경우 PF 잔액 가운데 70~80%가 본PF, 20~30%가 브릿지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비해 GS건설은 기타사업 PF에서 브릿지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만기 구조를 보면 3개월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 물량이 1조 871억원에 달해, 단기 유동성 부담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브릿지론 비중이 과도한 데다 만기까지 집중되면서 이른바 '브릿지 고착화' 우려가 제기됐던 배경이다. 
 
이런 과정에서 단기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던 일부 사업장이 이번에 정리되면서, 그동안 상환 압박이 컸던 3개월 이내 만기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 유동성 리스크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본PF 전환이 완료된 사업장은 총 4곳이다. 천안 백석5구역은 2000억원(11월 말), 아산 동산지구 A3블록은 1800억원(12월 초) 규모의 본PF 조달이 각각 마무리됐다. 이어 대전 도안2-8지구는 6120억원, 오산 내삼미2구역은 2000억원 규모의 본PF가 연말 기준으로 전환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기존 브릿지론을 상환한 이후 착공 단계에 맞춰 본PF를 새로 조달한 사례로, 전환된 본PF 규모만 합산해도 1조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번 본PF 전환은 기존 브릿지론 잔액이 단순히 본PF로 이전된 구조가 아니라, 만기가 도래한 브릿지론을 먼저 상환한 뒤 착공 단계에 맞춰 본PF를 신규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브릿지론 상환 금액과 본PF 조달 금액이 반드시 1대 1로 대응하지는 않는다. 연말 만기를 앞두고 연장 대신 상환을 선택한 이후 본PF 조달을 통해 착공 준비를 마쳤다는 점이 이번 전환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해당 사업장들은 최근 공사가 시작됐거나 착공을 앞두고 인허가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 백석5구역과 아산 동산지구 A3블록은 본PF 전환 이후 착공에 들어갔거나 공정이 본격화된 단계로 알려졌고, 대전 도안2-8지구와 오산 내삼미2구역 역시 사업계획 승인과 분양 절차를 마무리하며 착공을 준비하는 국면으로 파악된다.
 
잔존 브릿지론 사업장이 여전히 남아 있어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연말 기준으로도 기타사업 PF 가운데 1조원대 규모의 브릿지론이 잔존해 있는 만큼, 향후 인허가 일정 지연이나 분양 여건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관리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GS건설의 경우 최근 기준 누적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조 6360억원으로, 이 같은 브릿지론 부담은 자체 유동성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관리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PF 전환과 맞물린 재무 완충…영구채도 병행
 
이런 가운데 GS건설은 본PF 전환 국면에 맞춰 재무 완충 장치도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GS건설은 이달 17일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 규모는 2000억원으로,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방식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이다. 만기는 2055년 12월 18일로 30년이며,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GS건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발행 조건을 보면 최초 3년간 이자율은 연 4.82%로 설정됐고, 2028년 12월 첫 금리 재설정 이후에는 금리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발행회사는 이자 지급을 재량으로 유예할 수 있으며, 유예된 이자는 복리로 누적된다. 사채권자는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없고, 발행회사는 3년 이후 콜옵션을 통해 상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조달 수단으로, 단기 차입금이나 PF 관련 우발부채 부담이 큰 국면에서 자본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PF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본PF 전환과 착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재무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GS건설의 이번 영구채 발행 역시 공시상 목적으로는 재무건전성 확보로, 조달된 자금은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구채 발행을 단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브릿지론 상환과 본PF 전환이 병행되는 과정에서 차입 구조 변화에 따른 재무 부담을 흡수하기 위한 선제적 재무 관리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브릿지론을 유지하던 일부 사업장이 본PF로 전환되면서 착공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며 "연내 상당 부분 본PF 전환이 이미 진행돼 전반적인 PF 구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착공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사업장들의 경우에는 시장 상황과 사업 단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본PF 전환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구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특정 PF 사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보다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전반적인 자본 관리 차원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조달 자금은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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