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공사수익 537억·원가 709억…공정 진행할수록 손실 확대물가·노무비 뛰어도 전가 제한에 장기계속공사 리스크 직격탄인천 검단 흑자…같은 공공택지 공사라도 다른 수익 구조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방건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발주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2·5공구)'에서 공사손실을 반영했다. 신도시 조성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토목·기반시설을 시공사가 부담하는 특성상 장기 공정에 따른 자재·노무비 상승이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또 공공 발주 공사는 물가 반영과 계약 변경 절차가 마련돼 있음에도 장기 공사에서는 실제 원가 상승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공공 택지 조성공사의 수익 구조상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대방건설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2,5공구) (사진=파주시)
공정 쌓일수록 원가 부담…공공택지 조성공사 구조적 한계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손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은 2024년 한 해 동안 164억원의 공사수익을 인식했지만, 누적공사수익은 537억원, 누적공사원가는 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누적공사손익은 –171억원으로, 누적 기준에서 원가가 수익을 상회하는 '적자 공사'다.
이 같은 손실 구조는 이미 2023년에도 형성돼 있었다. 2023년 말 기준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는 당시 870억원의 수익을 인식했으나, 누적공사수익은 372억원, 누적공사원가는 509억원으로 집계돼 누적공사손익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들어 공정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수익 인식 규모도 확대됐지만, 원가 증가 폭이 이를 웃돌며 누적 손실은 더 확대됐다. 이는 해당 사업이 진행 과정에서 손실이 고착화된 상태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지난 2018년 착공해 올해 연말까지 이어진 장기 공공 토목공사로, 사업 구조 자체가 원가 변동 리스크에 취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택지 조성공사는 아파트를 짓기 전 단계에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땅을 만드는 공사'로, 절토·성토를 통해 부지를 평탄화하고 도로·상하수도·배수로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해당 공사처럼 면적(716만㎡)이 넓고 물량(총 4만2368세대 계획)이 방대한 경우, 토사 처리와 중장비·자재 투입이 장기간 반복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택지 조성공사는 장비보다 사람이 많이 투입되는 공정이 많아, 이 같은 장기 공사에서는 노무비 상승이 누적되며 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자재비·인건비가 급등한 2022~2023년을 그대로 거친 장기 공사다. 초기에 정해진 공사비를 기준으로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 원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공정 후반부로 갈수록 실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장기 공사의 경우 반영 시점과 조정 폭에 한계가 있어 늘어난 비용을 충분히 보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파주본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공공사도 설계 변경이나 공기 연장이 필요한 경우, 귀책 사유가 시공사에 없는 상황에 한해 기간이나 비용 조정이 이뤄진다"며 "다만 공공공사는 일반 아파트 도급계약처럼 조합과 협상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가계약법에 따른 물가 변동 조정과 계약 변경 절차로 공사비를 반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공 범위 차이'가 갈랐다…파주운정과 검단의 다른 결말
반면 같은 LH 발주 사업인 인천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1-2공구) 관리공사는 수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해당 사업의 누적공사수익은 57억원, 누적공사원가는 52억원으로 집계돼 누적공사손익은 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도 누적공사손익 흑자를 기록했는데 공정이 진행되면서 수익은 유지되는 흐름이다.
해당 사업은 2019년 5월 착공해 2024년 5월 준공된 토목공사로, 파주운정3지구와 공사 기간이 일부 겹친다. 다만 검단 1-2공구는 아파트를 지을 땅을 전면적으로 만드는 공사라기보다, 이미 조성 중인 현장을 관리·조정하면서 일부 조성공사를 병행하는 '관리공사' 사업이다. 때문에 원가 부담이 크게 발생하는 대규모 기반시설을 한꺼번에 시공하는 구간이 제한적이고, 자재비 급등이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토공과 자재 투입을 직접 떠안은 파주운정3지구와 달리, 검단 1-2공구는 원가 변동에 대한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 변경 여건 역시 두 사업의 수익성 차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조성공사(1-2공구 포함)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공구 간 연계 조정과 사업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설계 변경과 계약 조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파주운정3지구처럼 전면 시공보다 관리·조정·부분 시공 비중이 높은 관리공사 성격상 '변경 흡수'가 쉬웠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사업을 수행한 대방건설은 여러 차례 계약변경을 통해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주운정3지구의 경우 검단 사업처럼 수익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계약 변경 사례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대방건설은 파주운정3지구 택지조성공사와 관련해 손실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파주운정3지구 택지조성공사는 발주처와의 장기적인 협력 관계와 지역 개발 관점을 고려해 참여한 사업"이라며 "개별 사업의 손익 구조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수주 전략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원가 관리 기준과 수익성 검토를 보다 철저히 적용해 안정적으로 수주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