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천억원 투자 발표 후 대규모 채용·유상증자 시동12월 셋째주 이용자수 첫째주 대비 26만 9550명 감소알리와 합작 법인에 개인정보 해외 이전 가능성 '우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G마켓(이하 지마켓)이 플랫폼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규모 투자 확대에 이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력을 채용하면서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 유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마켓과 알리가 합작법인을 준비하던 시점부터 개인정보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향후 탈쿠팡 소비자 유입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지마켓)
채용·투자 확대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지마켓의 순매출액은 56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335억원) 대비 2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도 341억원에서 663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되며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마켓과 옥션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로덕트 매니저(PM) 직무를 포함해 전략·마케팅·영업·재무 등 총 36개 포지션을 모집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전체 채용 인원은 두자릿수 수준이다.
특히 이번 채용을 통해서 지마켓은 플랫폼 구조와 사용자 경험, 비즈니스 효율을 강화하는 직무들을 확대해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와 데이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목표를 뒀다.
이에 앞서 이달 15일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조달한 자금 역시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마켓이 대규모 채용과 유상증자에 나선 데에는 변화하는 유통 생태계에 발맞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지마켓은 지난 10월21일 열린 지마켓 미디어 데이에서 알리바바와 합작법인(JV·조인트벤처) '그랜드오푸스홀딩' 출범 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연간 7000억원을 들여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셀러 경쟁력 확대를 위해 연간 5000억원 △고객 대상 프로모션 연 1000억원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위한 효율성 강화를 위해 연간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직접적인 비용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협의를 거쳐 진행돼, 실질적인 부담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지마켓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 4388억원으로, 유동자산(7214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109.4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부채비율은 393.67%로 과중한 수준을 보였다.
'탈쿠팡' 물결, 지마켓으로 유입되나
이 가운데 이달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마켓으로 일부 소비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쿠팡을 이용하던 소비자 3370만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집 주소, 공동주택 공동 비밀번호 등이 모두 유출된 바 있다. 이번에 유출된 규모는 우리나라 인구수(5168만명)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로, 지난 4월
SK텔레콤(017670) 유심 정보 유출 약 2324만명,
KT(030200) 5561명 보다도 많은 수다.
특히 쿠팡의 늑장 대응과 사고 직후 박대준 쿠팡 한국 대표이사가 사퇴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전국민적인 분노와 불신이 확대되면서 불매운동은 물론 집단 소송까지 벌이면서 '탈쿠팡' 물결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 필요성도 논의되고 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모바일인덱스 안드로이드 기준 쿠팡의 주간 사용자수(WAU)는 12월 첫째주(12월1일~12월7일) 1993만5639명에서 둘째주(12월8일~12월14일) 1894만2073명, 셋째주(12월15일~12월21일) 1871만9511명으로 지속 감소했다.
이에 지마켓 이용자수는 12월 첫째주 294만3356명으로 11월 넷째주(11월24일~11월30일) 253만2682명 대비 크게 늘었지만, 12월 셋째주 267만3806명으로 재차 감소했다.
특히 지마켓은 그랜드오푸스홀딩스를 설립하며 글로벌 판로 확대와 셀러 진출 등을 언급했지만, 국내 소비자 유입책에서 뚜렷한 차별화나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마켓은 셀러 지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9월부터 광고 캠페인에도 주력하고 있다. 'G락페' 프로모션부터 11월 '빅스마일데이'까지 지마켓의 간판 프로모션을 알리는 내용으로 4개월 간 총 20여편의 티저·본행사 광고를 제작, 광고 영상의 총 누적 조회수가 지난 12월12일 기준 1억200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 사태로 인해 지마켓과 알리의 합작법인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합작법인을 준비하던 시점부터 개인정보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면서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승인 조건으로 '3년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분리하고 상호 이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붙였다. 향후 3년간 지마켓과 알리는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소비자 보호와 데이터 보안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마켓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개인 고객 정보는 지마켓이 단독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고 있다"라며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해 필요한 빅데이터도 G마켓이 운영 중인 독립된 클라우드에 보관, 관리하고 있고 국내 서버에 한정해서 사용해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해 암호화하여 개개인을 특정할 수 없게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