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두 마리 토끼 잡았다…이자 아끼고 자본력도 'UP'
4000억원 증액, 운영자금 추가 마련
신종자본증권으로 무보증사채 갚아
공개 2025-09-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5일 16: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지주(055550)가 이자 비용을 아끼고 자본력도 키웠다. 신종자본증권을 증액 발행하면서 고금리 시기에 빌린 돈을 낮은 금리로 바꾸는 데 성공한 덕이다. 조달 자금을 아껴 이익 기반도 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신한금융)
 
적용 금리 낮춰 이자비용 절감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지주가 18회차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을 3.26% 이자율로 발행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투자매매중개업자가 몰리면서다. 경쟁률도 총 2.89:1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이번 사채 발행을 본래 2700억원 규모로 예정했으나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할 수 있게 됐다. 이 역시 양호한 경쟁률을 기반으로 한다. 신한지주는 이번 신종자본증권을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에 사용한다. 신한지주는 증액으로 지주사 자체 운영자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특히 적용이율이 떨어지면서 이자 비용도 아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0년과 2022년 빌린 돈을 갚는다. 2020년 이자율 1.4%에 빌린 700억원에 비해서는 금리가 높으나,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에 비해서는 한참 낮다.
 
신한지주는 지난 2022년 11월 이자율 6.102%를 적용해 1600억원을 조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연이자만 97억원 규모다. 이자율을 낮춰 적용시키는 덕분에 22억원 이상을 아끼게 됐다. 특히 전체 규모인 2300억원의 연이자 비용은 약 107억원에서 74억원으로 감소해 연간 32억원을 아끼게 된 셈이다.
 
신한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이자율도 점차 하락세다. 지난 2022년8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3440억원을 4.93%, 560억원을 5.15%로 조달했다. 지난 2023년 7월 5.4%, 지난해 9월 4%, 올 9월 3.26%까지 하락했다.
 
4대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은 올해 들어 모두 하락세다. KB금융 4%를 시작으로 3.9%, 3.45%를 거쳐 지난달 하나금융지주도 3.29% 이자율을 적용해 발행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이보다 0.03%p 낮게 발행해 올해 들어 4대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이자율 중 가장 낮다.
 
다만 조달 원화사채 이자율이 언제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만기가 모두 달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의견이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의 별도 기준 원화사채 이자율은 3.27%로 전년 평균 이자율인 3.07%와 2023년 2.73% 대비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지주는 연 2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는데, 좋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어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로 BIS비율도 ‘업’
  
자금 조달로 신한지주의 BIS자기자본비율도 오른다. 6월 말 기준 신한지주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6.2%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목적도 사실상 총자본비율 향상에 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가용자본이 위험가중자산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 평가하는 지표다. 경기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가늠할 수 있다.
 
신한지주는 27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하면서 총자본비율도 상승시켰다. 신한지주의 총자본은 6월 말 기준 55조1800억원으로, 55조4500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총자본비율 상승폭도 0.08%p였다.
 
증액 발행으로 총자본은 55조5800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위험가중자산의 변동이 없다는 가정 하에 총자본비율은 0.12%p 상승한 16.32%로 예상된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2월 발행한 4000억원 신종자본증권 중 3500억원을 무보증사채를 갚는 데 사용했다. 이번 회차까지 합하면 올해에만 58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신종자본증권으로 갚았다.
 
신한금융을 비롯한 대형 금융지주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속속 발행하고 있는 것은 선제적인 자본 확충 이유다. 경기 상황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좋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을 때 자금을 조달해 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미리 발행을 해두는 모양새다.
 
신한금융 담당자는  <IB토마토>에 "공시에 나온대로 2300억원은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상환 용도"라면서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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