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티로보틱스(117730)가 파생상품에서 평가 손실을 인식했다. 주식연계채권에서 옵션 가치가 변동한 것인데, 최근 주가가 부진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현금 유출을 일으키진 않지만 당기손익에는 반영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로보틱스는 파생상품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파생상품이란 상품의 가치가 ‘기초상품’ 가치로부터 파생되는 계약이나 증권을 말한다. 기초상품은 주식과 채권 같은 금융투자상품부터 통화, 일반 상품·물품, 신용위험 등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기초상품의 가치가 변동하면 파생상품 가치도 연동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파생상품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선도(forward), 선물(futures), 스왑(swap), 옵션(option) 등이 있다. 기초자산에 따라 상품 파생상품, 통화 파생상품, 금리 파생상품, 주식 파생상품, 신용 파생상품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사진=티로보틱스)
티로보틱스는 파생상품 평가 손실이 제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제7회차 전환사채(CB)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식연계채권으로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어 있는 채권이며,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BW와 CB는 신주인수권이나 주식 전환권이 붙어 있는 복합계약인 만큼 해당 권리를 파생상품 부채로서 따로 시가 평가(공정가치)해야 한다. 여기서 기초자산은 주식의 가격이다. 주가가 변동하면서 BW와 CB 권리의 가치도 바뀌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인수가나 전환가보다 낮아지면(혹은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옵션 가치가 저하된다. 재무적으로는 이를 평가 손실로 담는다는 설명이다.
티로보틱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6회차 BW의 행사가액은 주당 1만4494원이며, 제7회차 CB의 전환가액은 8767원이다. 최근 티로보틱스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 3월 1만73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4월 이후 1만1000원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BW는 행사가보다 주가가 낮아 권리 의미가 없고, CB는 전환가보다 주가가 높지만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옵션 가치가 떨어졌다.
파생상품 평가 손실의 누계 잔액은 약 133억원이다. 이는 올해 반기 기준으로 인식한 금액이다. 티로보틱스 자기자본인 389억원 대비 34.2% 수준에 달한다.
파생상품 평가 손실은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것으로서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주가의 시장 가치 변동에 따라 장부가치만 타격을 받았단 것이다. 다만 당기손익에는 영향을 미치는데, 해당 금융상품이 분류상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에 속하기 때문이다. FVPL 자산은 평가 손실이 손익에도 영향을 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