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회사 8곳 중 6곳 적자…연결 실적 부담 여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132억원에서 423억원 '플러스'로 돌아서며 본업 수익성 회복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4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본업 영업이익은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종속회사 손실과 금융비용 등이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되며 순이익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코오롱글로벌은 본업인 건설부문 수익성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계열사 손실이 잔존하고 있다는 점은 회사 내부적으로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된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의 종속회사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총 8개 종속회사 가운데 6곳이 적자를 기록하며 연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종속회사는 2020년에 설립된 코오롱이앤씨(건축공사업, 지분율 51.06%)다. 코오롱이앤씨는 최근 매출 171억원을 기록했지만, 분기순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설립 이후 한 번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가운데, 자양동 역세권 청년주택 신축공사 등 주요 프로젝트들이 최근 준공되며 매출 공백이 발생했고 고원가 사업 비중이 높아 수익성 회복 역시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자본 여력도 크게 훼손됐다. 자산은 232억원인 반면 부채가 285억원에 달해 자본은 –5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는 상태다.
엑시아머티리얼즈(합성수지·플라스틱 제조, 63.16%)는 매출 규모가 미미한 수준에 머무는 반면 손실은 -16억원, -11억원으로 반복적으로 누적돼 왔다. 주력으로 내세운 건축용 고기능성 복합소재 기반의 외장·단열 패널 등 건축자재의 매출 규모가 매우 작았고 기대했던 시장 수요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 누적 손실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리베토 Pte. Ltd(지분율 60%, 싱가포르 법인)와 리베토코리아(지분율 100%)는 코오롱글로벌이 지난 2018년 설립에 참여한 공유주택(Co-living) 운영 계열사로, 셰어하우스 임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전전세 임대 구조 특성상 주택을 통째로 임차해 리모델링한 뒤 재임대하는 과정에서 리모델링 비용, 금융비용,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임대 수입으로 이를 상쇄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대비 높은 이자비용과 관리비 부담이 지속되며 영업손실이 누적됐고, 이 과정에서 자본이 빠르게 잠식돼 싱가포르법인인 리베토 Pte. Ltd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63억원)에 빠져 있는 상태다.
코오롱하우스비전(부동산개발 및 공급업, 100%)은 지난 2016년 임대주택 개발·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누적 순손실을 기록하며 '만성 적자'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역삼동 트리하우스 등 민간임대주택과 경기 행복주택 사업 등 약 1500세대 공급에 참여했지만, 초기 투자비 부담과 장기 회수 구조 속에서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했고, 2024년에는 자본총계가 –8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부터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을 보강하며 자본총계를 '플러스(92억원)'로 전환시켰지만 영업적자는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분법 중단 뒤에 남은 리스크…풍력 SPC까지 확산된 잠재 부담
코오롱글로벌은 종속회사 외에도 관계기업 및 프로젝트성 SPC(특수목적법인) 투자에서 추가 손실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일부 관계기업은 과거 지분법 적용 대상이었으나, 누적 손실로 투자지분 장부가액이 0원까지 감소하면서 지분법 손실 인식이 이미 중단된 상태다.
회계 기준상 관계기업의 누적 손실로 지분법상 장부가액이 0원에 이르면, 이후 발생하는 손실은 더 이상 연결 손익에 반영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이는 회사의 선택이나 회복 판단이 아니라, 손실 누적으로 인해 회계적으로 더 이상 인식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자동적인 조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계장부상 손실 인식이 멈췄을 뿐, 실제 사업 정리나 구조조정 단계에서는 추가 비용이 다시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 리스크로 분류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분기보고서를 통해 네이처브리지(옛 덕평랜드), 삼척오두풍력발전, 하나대체투자풍력개발일반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호 등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 적용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실제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실제로 현실화된 사례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 네이처브리지다. 덕평자연휴게소와 평창자연휴게소 등을 운영해온 이 법인은 높은 고정 임차료 부담과 수요 예측 실패 등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설립 이후 수년 만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자본잠식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2024년 말 이사회를 열어 네이처브리지 청산을 결정했다.
휴게소 사업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출자와 각종 정산 부담은 모회사 연결 재무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청산·정리 단계에서는 그동안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았던 미지급비용과 보증채무, 운영비 정산, 잔여 채무 인수 등이 한꺼번에 현실화되며 모회사인 코오롱글로벌의 현금 유출로 다시 발생한다는 얘기다.
삼척오두풍력발전, 하나대체투자풍력개발일반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호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SPC들도 잠재 리스크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법인은 설비 건설 단계에서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반면 금융비용이 선반영되는 구조로, 설립 초기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은 지분법상 투자손실을 인식하거나 필요 시 손상차손을 반영해 왔고, 현재는 누적 손실로 지분법 적용이 중단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코오롱글로벌은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022년 말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유통 부문을 인적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상장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경량화했고,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 정리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앞서 언급했던 휴게소 운영 자회사 네이처브리지 청산과 코오롱하우스비전의 건설 인력·기능을 코오롱이앤씨로 이관하는 조치 등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다만 모든 종속·관계기업 리스크를 동일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휴게소·도로 등 과거 민자사업과 달리,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SPC는 사업 초기에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조여서 일정 기간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풍력사업을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보고 선별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코오롱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풍력 발전 투자로 연 500억원 규모의 배당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장기적인 수익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관계기업 등 일부 계열사의 손실은 과거 사업 구조와 투자 단계에서 발생한 요인"이라며 "현재는 본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 안정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향후에도 사업성·수익성 기준에 따라 투자 관리와 리스크 통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