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닻 올린 한채양 체제…구원투수될까
신세계 전략실 관리총괄과 조선호텔 대표이사 역임한 '전략통'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신규출점·구조조정 방식으로 '흑자 전환'
지난달 이마트도 희망퇴직 단행…중장기 외형성장 강화 목표
공개 2024-04-0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6: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유통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이마트(139480)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사임한 후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새로운 수장이 된 지 5개월 만에 수익성 강화를 위한 희망퇴직을 단행해 눈길을 끈다. 노조 측에서는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이마트 사원들을 패잔병 취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마트 측은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점포의 외형성장과 기존점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마트)
 
'제2의 창업' 원년으로 가맹사업 확대 본격화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정기주총에서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새로운 이마트의 수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이사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편의점 사업부문을 통합한 만큼 매입·물류·마케팅 등 기능 통합을 통해 원가개선과 물류 효율화에 나서는 한편 가맹사업 확대 등을 중심으로 외형성장세도 이어간다는 예정이다. 특히 이마트는 출점 형태 다변화로 인구구조 변화와 고비용 시대에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올해 이마트 죽전점을 시작으로 4개의 매장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새로운 식품 특화 매장을 처음 선보임과 동시에 쇼핑·식음·문화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체험을 제공하면서 집객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트레이더스는 마곡 등 기존에 확보된 대상지에 출점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이마트가 할인점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 SSM·편의점·식음료 부문의 전략적 출점에 나서면서 신용평가사 등에서는 이마트의 차입금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이마트의 총차입금은 11조539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직전연도 10조9879억원 대비 5.02% 늘어난 수치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4.5%로 직전연도 33.1%대비 약 1.4%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30% 내외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만 약 1조1587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마트 측은 올해 초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각각 3·5년 만기인 무보증사채 2050억원과 950억원 총 3000억원을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면서 단기 차입금 부담이 줄였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7712억원에 달하는 만큼 부담이 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올해 필요한 장기 자금 조달은 연초에 마무리해 충분한 예금을 보유 중"이라며 "향후 필요한 자금은 단기로 탄력적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망퇴직까지 단행한 이마트…차입부담 축소
 
이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건비 등 고정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한 대표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 통합 대표를 맡은 지 5개월 만에 희망퇴직 결단을 내렸다. 
 
이에 지난 26일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 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  보여준 것이 없다"라며 "1분기 실적은 좀 나아진 듯 하다.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 뿐"라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앞서 한 대표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지난 2014년부터 이어져 오던 적자 기조를 임기 기간인 2022년 해소해 눈길을 끈다. 당시 한 대표는 그랜드조선 부산 등 직영호텔 5개점을 선제적으로 출점하면서 외형성장을 이뤄낸 가운데 인건비 감축 등 비용 구조개선에 나서면서 2022년 23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4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호텔·리조트업 부문 매출액은 2019년 20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490억원으로 28.67% 급감했으나, 2021년 3195원, 2022년 4914억원, 2023년 5646억원의 점진적인 실적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019년 대비 2배 이상 외형이 성장했다. 
 
앞서 한 대표는 2013년 신세계 전략실 관리팀 상무를 시작으로 지난 2015년에는 이마트 경영지원 본부장 겸 관리담당을 역임했다. 이어 신세계 전략실 총괄과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주총에서 "매장 운영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 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하겠다"라며 "비핵심 자산 효율화와 차입금 규모 지속 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증대된 이익은 중장기 외형성장과 가격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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