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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품고 '초대형' 항공사 발돋움
시장지위 강화·중장기 사업역량 제고…안정적 수요 확보 '기대'
통합비용·운영효율 저하 우려에 수익성 방어가 관건
공개 2025-05-16 09:37:07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9: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을 품으며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 대형항공사로 거듭났다. 시장지위 강화와 중장기 사업역량 제고라는 성과 속에서도 수익성 저하와 재무부담 등 통합에 따른 과제가 남아있지만, 대한항공은 팬데믹 이후 다져온 견조한 실적과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1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로 시장지위가 강화됐으며 중장기 사업역량 제고가 예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포함한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신주 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종속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국내 1, 2위 항공사의 인수합병(M&A)으로 국내 유일 FSC(Full Service Carrier)로서 시장지위가 공고해졌고, 국제여객 시장점유율이 46%로 상승했다.
 
양사의 합계 여객기는 208대, 화물기는 35대 등 234대(매각예정 12대 포함)의 대규모 기단을 운영하게 됐고, 특히 광동체 여객기가 구 중 136대로 중장거리 노선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 예하 3개 LCC(저가항공사)의 통합으로 국내 항공시장 플레이어가 축소돼 시장의 과당경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이 화물특수를 누렸던 팬데믹 이후로도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수한 기재와 네트워크 경쟁력을 통해 견조한 이익창출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여객시장이 완전히 정상화 되며 지난해 9월 이후로는 국제 여객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화물 운임은 경기 둔화로 인한 일부 하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 해외 이커머스 활성화를 통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 3조원, 영업이익률 8.9%의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과 예하 LCC 실적이 포함된 연결기준 실적도 매출 6.5조원, 영업이익률 6.6%로 매우 양호한 상태다.
 
다만 향후 PMI(Post Merger Integration)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일부 저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 항공의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가운데 양사 간 상이한 기재구성에 따른 운영비용의 증가가 예상되며, 지상조업·정비·발권과 같은 양사 중복기능의 조정, 마일리지 통합 및 얼라이언스 변경 등 통합과 관련한 제반 비용이 당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부과된 경쟁제한 완화 조치로 인해 통합 시너지도 일부 약화될 전망이다. 미주와 유럽 등에서 슬롯·운수권 반납으로 중복노선 조정과 신규 취항지 발굴이 필요하고, 운임 인상 제한, 공급좌석 축소 금지의무 등 행태적 조치로 인해 공정위 협의 완료시까지 외생적인 운임 하방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다만 김종훈 연구원은 “이 같은 수익성 일부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우수한 사업역량과 양호한 수급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견조한 이익 창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경기 부진 장기화와 미국발 관세정책 변화 등이 업황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고관세 부과와 소액면세규정 적용 배제로 무역장벽이 높아질 경우 미-중 등 주요 노선을 화물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 다만 항공기 제조공급망의 정상화 지연으로 신규 항공기 공급이 제한되고 있고, 미-중 직항편 부족으로 인한 환승 수요 등이 수급여건을 지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중심으로 노선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노선간 수요 등락이 큰 시장환경에서도 탄력적으로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최근 직항편 및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호 확대 추세에 부합하는 우수한 서비스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과당경쟁을 회피하며 적정 운임 내에서 안정적인 수요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편입과 투자금 소요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가 미흡한 아시아나항공의 종속회사 편입과 이에 따른 인수대금 잔금 납입(8000억원)으로 재무부담이 다소 가중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28.8%로 전년 대비 119.2%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도 2023년 36%에서 지난해 41.3%로 상승했다.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회사는 신규 항공기 도입과 예비 엔진 투자, 엔진정비공장 신축, 해외 항공사 지분매입 등 투자자금 소요를 지속할 예정이다.
 
다만 한기평은 대한항공이 팬데믹 이후 다년간의 실적 호조와 지속적인 순이익 축적, 4.4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으로 재무부담이 상당폭 완화됨에 따라 팬데믹 이전(2019년 부채비율 871.5%, 차입금의존도 63%) 대비 재무구조가 상당폭 개선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또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제고됐고, 신용도 개선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폭 경감된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기평 측의 전망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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