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범양건영(002410)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 건설부문 실적이
2년 연속 축소되자 물류부문을 성장시켜 활로를 모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 다만 물류부문에 단행할 투자 규모가 현금및현금성자산 대비 과도한 데다
,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에 매출비중이 지나치게 낮아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범양건영은 자회사인 고려종합물류가 냉동창고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진앤컴퍼니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취득금액은 600억원이며 취득예정일은 오는 3월31일로 예정돼 있다.
비주력부문에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건설부문에 의존적인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범양건영은 연결기준으로 건설부문과 물류부문(고려종합물류), 모듈러부문(범양플로이) 등 세 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약 95%이다. 물류부문은 2015년 편입된 이후 이렇다 할 외형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고, 모듈러부문 역시 초기 단계인 탓에 수익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범양건영은 건설부문의 성과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3170억원) 이후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19년(2761억원) 당시에도 건설부문에서의 성과가 실적 개선의 근간이 됐다. 당시 건설부문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98.5%(2719억원)에 달한다.
이후에는 건설부문이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0년도 건설부문 매출액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인 1360억원까지 감소했고 전체 매출액도 1444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도 건설부문 매출액(76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2.3% 줄어들어,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793억원) 역시 34.1%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당연하겠지만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등락폭이 상당했다. 범양건영은 2019년 건설부문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2020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93위를 기록했다. 범양건영이 10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만이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건설부문에서의 부진세가 시작됨에 따라 전년 대비 12계단 하락한 105위에 머물렀다.
건설부문에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 범양건영이 꺼내든 카드가 삼진앤컴퍼니 인수를 통한 물류부문의 성장인 셈이다. 물류부문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을 투입한 이후 매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범양건영은 2015년 군인공제회로부터 고려종합물류를 인수할 때 지불한 취득금액 153억원을 제외하고 이전까지 물류부문에 별다른 투자를 단행하지 않아 왔다.
고려종합물류가 최근 5년간 동일한 규모의 토지(2만1864㎡)와 건물(2만7229㎡)을 보유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토지와 건물이 99% 이상을 차지하는 물류업 특성상 고려종합물류의 유형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318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건물은 고려종합물류의 주요 수익 창출원인 냉장·냉동창고를 포함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렇다 할 투자가 없었음에도 고려종합물류에서 매년 30억~40억원의 매출액과 10억~2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범양건영 입장에서는 2020년 기준 221억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지닌 삼진앤컴퍼니를 인수함으로써 신규 영업 거점을 확보하고, 물류 창고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범양건영의 이번 투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종합물류는 범양건영에 인수될 당시 50억~70억원대의 매출규모와 1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확보한 상태였다. 반면 삼진앤컴퍼니는 3년 연속 8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억원이지만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고려종합물류의 이번 인수가 전체 실적의 개선세로 이어질지도 미지수이다. 단순합계상 물류부문 매출 규모는 50억원을 밑돌아 주력산업인 건설부문과 격차가 상당해서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범양건양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8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삼진앤컴퍼니를 인수하는데 지불할 600억원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에대해 <IB토마토>는 범양건영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