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파이브, 혹독한 신고식…대규모 손실에 오버행까지
노타·테라뷰 비해 아쉬운 코스닥 데뷔
3천억 손실에 3개월 뒤 '물량 폭탄' 경보
공개 2026-01-02 16:31:02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DH) 전문 기업 세미파이브(490470)가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뒤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공모주 시장의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3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과 상장 직후 쏟아질 수 있는 오버행(대규모잠재매도물량) 부담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모양새다.
 

(사진=세미파이브)
 
상장 첫 날, 공모가 겨우 지켜…반등은 '긍정적'
 
2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12월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2만4000원이다. 상장 당일 장중 4만2200원까지 상승했으나 종가 2만7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는 지켜냈지만, 최근 상장한 AI·반도체 기업인 노타(486990), 테라뷰홀딩스 등이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 첫 거래일인 2일 종가는 직전일 대비 12.45% 상승한 2만9800원을 기록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 입증 여부에 따라 주가 재평가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회수(엑시트) 전략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세미파이브는 시스템 반도체를 저비용으로 신속히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스타트업과 기업의 맞춤형 반도체 설계를 지원한다. 고객 아이디어로 맞춤형시스템반도체(ASIC)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의 공식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로 자체 소프트웨어와 개발 방법론으로 반도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벤처투자 업계 평가다. 세미파이브는 AI 맞춤형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삼성 파운드리의 최선단 공정 기술력에 힘입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는 구상이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세미파이브의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이 아쉬운 측면은 있다"라며 "다만 회사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세미파이브 상장 후 기간별 유통가능주식수 현황.(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매출 늘었지만 손실 확대…3개월 뒤 유통가능 주식 절반 넘어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3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손실이다. 2024년 매출액은 1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8% 급성장했으나, 순손실 규모가 2909억원으로 매출액의 2배를 넘어서며 2024년 말 기준 결손금은 5596억원까지 불어났다. 손실 주범은 지난 2023년 대비 4.9배 급증한 2696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이다. 2696억원 중 전환우선주부채평가손실이 2651억원에 달했다. 
 
세미파이브 측은 "2024년 당기순손실 폭은 전년 대비 2035억원 수준 확대됐으며 이는 2024년에 당사가 발행한 전환우선주가 전량 보통주 전환됨에 따라 전환우선주부채 평가손실 규모가 확정된 게 주요 원인"이라며 "2651억원 수준의 전환우선주부채 평가손실을 인식함에 따라 당기순손실 폭이 확대됐고 전환우선주부채 평가손실은 사업상 손실 발생보다는 회계상 손실이며 2024년 9월 보통주 전환 완료에 따라 향후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오버행도 부담이다. 3개월 뒤 회사 전체 주식의 절반 이상이 시장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미파이브는 상장 전까지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여왔다. FI 보유 지분에 설정된 의무보호예수(락업) 기간은 상장 후 1개월~1년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 주식수 비율은 전체 주식의 36.95% 수준이나 상장 후 1개월 뒤에는 42.87%, 3개월 뒤에는 51.14%로 늘어난다. 추가적인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 하방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토마토>는 세미파이브 측에 회사 차원의 오버행 대응 방안과 적자 개선 계획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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