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 주가는 공모가 밑인데…배당 늘려 오너만 '배당잔치'
결산배당 95.5% 늘리고 중간배당 신설
배당금 292억원 중 70% 이상 오너가로
주주환원보다 타사 지분 늘리는 데만 집중
공개 2026-11-06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1월 04일 11:06에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명인제약(317450)이 상장 후 첫 결산배당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중간배당까지 새로 도입했지만, 오너 일가만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금 대부분이 지분 73.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배당총액 1년 새 292억…배당성향 10.6%p 상승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500원, 총 219억원을 지급했다. 전년(112억원) 대비 95.5%(107억원) 늘어났다.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16.31%에서 26.89%로 10.58%p 높아졌다.
 
올해는 중간배당도 처음 실시했다. 명인제약은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주당 500원, 총 73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하고 지난 9월 지급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중간배당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친 뒤 처음 실시한 조치다. 지난해 결산배당과 합치면 1년 새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292억원에 이른다.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 올해 상반기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4477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6.38%에 불과하다. 실적 또한 뒷받침한다.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순이익(잠정)은 667억원으로 전년 동기(565억원)보다 18%(10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780억원으로 16.7%(111억원) 증가했다.
 
겉보기에는 주주환원 확대를 보이지만, 배당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은 1072만 6000주로 전체 발행주식(1460만주)의 73.5%를 가지고 있어서다. 단순 계산하면 결산배당 219억원 중 161억원, 중간배당 73억원 중 54억원 등 약 215억원이 오너 일가 몫이다.
 
나머지 26.5%의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77억원 수준에 그친다. 중간배당만 놓고 봐도 이 회장(43.62%)이 32억원, 두 딸이 16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배당 확대 시점을 두고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이 지난 5월 장녀 이선영 씨와 차녀 이자영 씨에게 96만주를 증여해 두 자매의 지분율은 15.75%에서 22.32%로 높아졌다. 증여세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관련 세금 재원 마련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PS는 오히려 뒷걸음
 
배당금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더 냉혹하다. 명인제약 주가는 최근 4만원대에 머물며 공모가(5만 8000원)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때 52주 최저가인 3만 91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상장 첫날 종가(12만 1900원)와 비교하면 주가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1조 7797억원에서 1조원 넘게 줄었다.
 
공모주 투자자라면 주당 적어도 8000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안고 있다. 지난해 결산배당과 올해 중간배당을 합쳐도 주당 2000원에 그쳐 손실을 메우기엔 부족하다. 배당을 늘렸지만 주가 하락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주당 가치도 희석됐다. 상장 과정에서 신주 340만주를 발행하면서 주식 수가 1120만주에서 1460만주로 30.4% 늘었기 때문이다. 해당 조치로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396억원) 대비 18.7%(74억원) 늘었던 것과 달리 주당순이익(EPS)은 3223원으로 8.9%(316원) 감소했다. 회사 이익은 커졌어도 주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소액주주를 위한 주주환원 로드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명인제약은 반기보고서에서 "주주를 위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이나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책 역시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발행주식과 유통주식은 1460만주로 같아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이 한 주도 없다. 회사는 자사주 활용 주주환원 대신 녹십자(006280)·유한양행(000100) 등 다른 제약사 주식을 사들이는 데 집중했다. 올해 상반기 해당 주식 매입에만 투입된 자금 규모는 305억원이다.
 
상장 때 조달한 공모자금 가운데 1210억원 또한 아직 쓰이지 않은 채 정기예금에 묶여 있다. 4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쌓아두고도 자사주 매입·소각처럼 주가를 직접 떠받칠 수단은 활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명인제약 측에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 여부와 자사주 매입보다 타사 지분 투자를 우선한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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