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본업 그대로여도 영업익 '뚝'…IFRS18이 바꿀 숫자
설비 손상차손·처분손익도 영업손익에 반영
구조조정 나선 철강업계,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
실적 해석 혼선 우려…IR 강화로 투자자 소통
공개 2026-11-03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30일 10:03에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내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8) 도입에 따라 철강업계의 실적 착시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IFRS18은 유형자산 매각에 따른 손상차손을 영업외손익이 아닌 영업이익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설비 매각 등 구조조정 시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이 이전 회계기준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본업이 창출한 수익 수준과 다른 영업이익이 나타날 수 있어 이에 대한 투자자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IR(투자자 소통)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한국철강협회)
 
설비 중단·매각하는 철강업계…IFRS18 도입에 수익 축소 가능성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IFRS18이 전면 적용된다.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라 앞으로 영업이익 범주가 확대된다. 기존 기준인 K-IFRS는 생산, 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과 연관된 손익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산출했지만, 새로운 기준에서는 투자·재무에 따른 손익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손익을 영업이익에 포함시킨다.
 
이에 그동안 영업외 손익으로 처리하던 생산 설비 손상 차손이나 처분 손익 등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철강 제품 판매에 따른 수익성이 이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설비를 매각하거나 가동을 중단하면 손실 평가가 발생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철강업계는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 영업이익이 출렁일 가능성이 한층 더 높다. 중국산 철강 유입에 따라 국산 철강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국내 철강업계 수익성은 이전보다 저하된 상태다. 정부는 공급 축소 등을 통해 시장 균형을 맞추는 방식의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이에 철강업계 내에서 설비 매각, 설비 가동 중단 등 생산량 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주력 사업을 접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제철(004020)은 연산 65만톤 규모의 인천 공장 철근 설비 매각을 진행 중이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설비 매각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2028년까지 비주력 자산을 정리해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외 철강 유통업체들도 코일 절단 설비 등을 일부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산 매각 과정에서 매각 가격이 장부 금액에 못 미치거나 가동 중단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낮아질 경우 손상차손이 발생한다. 향후 설비 매각 시점마다 개별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수익 창출력이 부족한 중견·중소 철강 상장사들이 IFRS18 도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의 영업이익이 크지 않다면 일부 설비에서 발생한 손실만으로도 영업적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항 등 철강 집적 지역에서는 생산 활동 위축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숫자보다 설명이 중요…IR 역량 강화 중요
 
영업손익 범위가 달라지면서 투자자 소통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기존 기준에 익숙한 투자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를 철강 본업의 수익성 악화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기존 기준에 따라 작성한 손익계산서를 주석에 함께 공시하는 제도가 병행된다. 손익계산서 본문에는 새 기준에 따른 영업손익을 표시하고, 주석에는 기존 기준 손익계산서를 첨부해 두 기준 간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회계기준이 대폭 변경됨에 따라 철강업계도 투자자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이 얼마나 늘거나 줄었는지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상적인 영업 수익성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 악화 요인을 구분해 설명해야 혼선이 줄어들 수 있다. 같은 영업이익 감소라도 본업의 수익성 악화와 설비 정리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에게 의미가 다른 만큼 투자자에게 알릴 필요가 크다.
 
최근 철강업계도 이전보다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업황이 부진에 따라 외부 자금 유치를 위한 NDR 등 비공개 투자자 소통 행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러한 경향은 업계 상위 기업이나 투자 유치에 의지를 가진 중견 업체들에 한정된다는 평가다. 여전히 자체 자금 혹은 금융권 대출 등 투자자 소통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자금 조달원을 선택하는 상장사도 많다는 것이 철강업계 내부의 평가다.
 
아울러 업계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은 기업의 탄탄한 재무 여력을 근거로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주주 행동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실질적인 사업 수익 축소로 받아들여지면 향후 자본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구조조정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 사이에서 실적 변화에 따른 인식 차이 때문이다.
 
최남수 더이에스지연구원 대표는 <IB토마토>에 "제도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기업 재무 변화 가능성이 예상되는만큼 기업도 향후 영업이익 변화 관한 IR 활동에 있어 비적극적인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에게 적시에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분기 실적 발표 등 직접적인 소통 외에도 증권 애널리스트를 통한 간접적 소통 강화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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