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그룹과의 거래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교보생명의 품에 안기면서 계열사와의 예금 거래 등 특수관계자 거래도 늘었다. 계열사를 통한 새로운 예금 유입 경로를 확보했으나, 전체 수신이 감소하는 가운데 해당 자금이 수익성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4%대 금리가 적용되는 신탁예금 거래가 확인되면서 실제 조달비용과 자금 운용수익을 비교할 필요성이 커졌다.
(사진=SBI저축은행)
특수관계자 거래 확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SBI저축은행에 정기예금을 예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월30일 결정된 거래로, 100억원 규모를 만기 1년 신탁상품에 가입했다. 이자율은 4.2%, 만기일은 내년 7월3일까지다. 교보정기예금형신탁상품 가입에 따른 저축은행 예·적금 편입 거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4월 교보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오는 11월에는 사명변경도 예정돼 있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의 지분 50%에 1주를 더해 인수한 만큼 사명을 '교보SBI저축은행'으로 바꾸기로 했다.
계열사 간 거래도 확대하는 모양새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을 더하면서 여수신 기능을 확보하게 됐다. 연계 영업을 통해 영업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장점도 살렸다.
사명뿐만 아니라 보고서상의 변화도 생겼다. 지난해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특수관계자에는 지배기업인 SBI홀딩스의 관계사만 존재했다. 에스비아이에이에프주식회사, 에스비아이엘케이주식회사 등이다.
올해 SBI저축은행의 지배기업인 교보생명을 포함해
교보증권(030610), 교보다솜케어, 교보리얼코 등의 특수관계자가 발생했다. 지분구조가 바뀌면서 지난해 지배기업으로 분류됐던 SBI계열사도 모두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해 공시했다.
계열사 수신 확대에도 조달 효율성 관건
거래내역도 다양해졌다. 토지와 건물 판매후 리스거래, 전대차거래, 예수금거래가 대표적이다. 상반기 SBI저축은행이 지배기업인 교보생명과의 거래내역도 새로 발생했다. 영업외수익으로 2310만원을 벌어들였으나 수수료비용으로 3023만원, 판관비로 2892만원을 지출했다.
SBI저축은행이 임대인에게 지급한 임차보증금도 늘었다. 10억원 규모다. 특히 상반기 기준 예수금도 소액 발생했다. 지배기업 이외에도 기타 특수관계자 거래까지 합하면 수입 수수료가 3865만원, 판관비가 3억 5402만원 규모다.
임차보증금 총액 역시 31억 9063만원으로, 임대보증금 6388만원보다 수십배 큰 규모다. 다만 임차 후 리스 거래로, SBI저축은행의 입장에서는 임차보증금을 지급한 후 회수할 권리가 있는 금액이다. 2023년 12월 20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고 다시 자산에 대해 5년간 리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판매 후 리스 거래는 운용 리스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임차보증금은 20억원에서 11억원가량 증가했다.
예수금의 경우에도 전반기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 특수관계자 거래에서만 239억 4724만원이 들어왔다. 상반기 교보증권의 예수금은 포함되지 않아 다른 특수 관계자 예수거래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339억원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저축은행의 입장에서 특수관계자의 예수금 확보는 자금 조달 안정성 방면에서 호재다. 교보생명 계열사의 수신이 확대됐음에도 수신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총수신은 10조 2605억원으로 1조 4975억원 감소했다. 여신 역시 같은 기간 동반 축소됐다. 저축업권에서 취급할 수 있는 우량 여신이 한정적이다 보니, 수신을 확대할 유인이 부족한 탓이다. 고금리로 인한 계열사 수신 확대가 여신으로 이어져야만 수익성으로 연결돼 우량 여신 확보가 관건이다.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만큼, 교보증권이 예치한 100억원에 대해서도 연간 4억 2000만원의 비용이 새로 발생하게 됐다. 특히 전반기와는 달리 늘어난 예수금에 대해서도 해당 자금을 운용해 대출을 늘려야할 필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권에서는 특수관계자 거래로 질 부담은 한정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저축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 6월에서 7월 저축은행 예수금 금리가 가장 높았던 시기로, 고금리에 계열사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수관계자 거래에 따른 이해상충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