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국일, 하루 쓰려 250억 차입…합병 앞두고 계열사에 손
SM하이플러스서 250억 차입…만기는 단 하루
적자 한덕철광 흡수합병…재무부담 확대 우려
공개 2026-10-15 16:13:02
이 기사는 2026년 10월 15일 16:13에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스엠국일(구 국일제지(078130))이 최근 단 하루 만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25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계열사로부터 차입했다. 대기업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계열사 간 자금 거래는 흔히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한 소방수 역할을 하지만, 만기가 단 하루에 불과한 벤처·금융 성격의 초단기 거래가 수백억원 단위로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도 고객 선불충전금 운용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던 SM하이플러스가 대여자로 나서면서 SM그룹 특유의 자금 동원 관행이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M그룹 사옥 (사진=SM그룹)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국일은 지난 14일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사회 직후 외부 공시를 통해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250억원의 단기차입금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차입 대상자는 SM그룹의 핵심 비상장 계열사인 SM하이플러스다.
 
SM하이플러스에서 250억 조달…만기는 단 하루
 
주목할 부분은 외부 시장에 통상적인 '1년 만기 단기차입'처럼 비춰진 공시와 달리, 실제 내부 의사록에 명시된 계약 조건은 하루짜리 거래였다는 점이다. 의사록상 차입일자는 2026년 10월14일이며, 상환일자는 바로 다음 날인 2026년 10월15일로 지정되었다. 단 하루 동안만 자금을 융통하는 조건이기에 별도의 담보 설정은 생략되었으나, 무담보 리스크를 반영해 법인세법상 기준보다 높은 연 6.3%의 고금리가 적용됐다.
 
이 같은 형태의 거래는 자본시장에서 전형적인 '브릿지 자금'으로 분류된다. 특정 금융 요건이나 정산 시점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통장 잔고를 채워 넣었다가, 이튿날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곧바로 상환하는 형태다. 회사 측은 공시상 자금 목적을 '운영자금 확보'로 기재했으나, 실질적으로는 하루 만에 집행되고 소멸하는 특수 목적성 자금에 가깝다.
 
이에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이 단 하루를 위해 연 6.3%의 고금리를 감수하며 무담보로 수백억원을 끌어온 것 자체가 회사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합병 과정에서 당일 결제해야 하는 특정 대금이나 법적 잔고 증명 요건을 자체 현금으로 소화하지 못해 계열사에 손을 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의 대여처가 SM하이플러스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선불카드 사업을 영위하는 전자금융업자다. 과거 하이패스 고객들이 충전한 선불충전금을 부동산 투자나 계열사 대여 등에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SM하이플러스는 선불충전금 가운데 752억원을 부동산 투자와 계열사 대여 등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의 돈을 성격에 맞지 않게 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룹 내 부실 계열사나 자금난에 봉착한 상장사의 자금줄 역할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흑자 기조 꺾인 국일, 적자 한덕철광 인수…합병 효과 입증 과제
 
에스엠국일이 이처럼 대외적인 비판 속에서도 무리수를 두어가며 자금을 긴급 융통한 배경에는 현재 추진 중인 계열사 한덕철광산업과의 흡수합병 절차가 자리 잡고 있다는 추측이 뒤따른다.
 
에스엠국일은 지난 9월 사명을 국일제지에서 에스엠국일로 변경하고, 국내 유일의 철광석 생산업체인 한덕철광산업을 오는 11월24일부로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사양산업인 제지업에서 탈피해 철광석 채굴 및 건설업으로 사업 영역을 전면 다각화하고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과거에도 실적 악화로 회생 절차를 밟은 끝에 SM그룹에 편입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지만, 인수합병 이후에도 뚜렷한 실적 턴어라운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에스엠국일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7억 3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억 81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인 용인 특수지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8억 7700만원에서 올해 1100만원 수준으로 줄고, 유통·가공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그래핀 연구개발 부문의 비용까지 포함한 연결 영업손실 규모는 7억 400만원로, 수익성이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합병 대상인 한덕철광산업 역시 적자 기업이라는 점이다. 한덕철광산업은 국내 철광석 수요 감소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해 지난해부터 손실을 기록해 왔다. 채광 및 선광 설비 유지와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장치산업 특성상, 누적된 적자는 고스란히 차입금 부담으로 이어졌다.
 
한덕철광산업은 2024년 매출 760억 700만원, 영업이익 53억 3800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553억 2400만원으로 줄고 영업손실 88억 1500만원을 냈다. 순손익도 같은 기간 39억 900만원 흑자에서 94억 7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 233억 900만원, 영업손실 9억 200만원, 순손실 9억 8800만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약 189억 5800만원으로 지난해 말 162억 7500만원보다 26억 8300만원 늘었다. 이 가운데 유동성차입금은 154억 5000만원으로 전체의 약 81.5%를 차지한다. 같은 시점 현금성자산은 58억 5600만원이다. 보유 현금만으로 유동성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에스엠국일 관계자는 이번 합병과 250억원 단기차입금과 관련해 <IB토마토>에 "관련 내용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홍준표 IB토마토 홍준표 기자입니다. 가치 있는 내용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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