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운명의 12월'…임상 부진 땐 지주사도 재무 충격
개발비·투자주식 손상 위험에 CB 상환 부담까지
코오롱 차입금 증가…계열사 매각대금 유입 '불투명'
공개 2026-10-13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8일 18:21에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코오롱그룹이 지주사 ㈜코오롱(002020)을 중심으로 바이오 계열사 코오롱티슈진(950160)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어가는 가운데,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의 임상 결과가 추가 지원 부담과 자산 가치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그룹은 비핵심 사업과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임상 결과에 따라 개발비 등 자산의 손상 위험과 전환사채(CB) 상환 수요가 겹칠 수 있어 그룹의 재무 대응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사진=코오롱)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여섯 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661억원을 조달했다. ㈜코오롱과 이웅열 명예회장 등이 개발 자금을 지속해서 공급한 결과다. 특히 올해 증자에는 ㈜코오롱이 단독 참여해 약 600억원의 실탄을 투입했다.
 
그룹 차원에서 키운 티슈진, 12월 임상 실패 시 모회사까지 충격파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7월 TG-C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 사전 정의한 주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는 외부 전문기관의 데이터 분석을 거치면서 당초 10월에서 오는 12월로 연기됐다.
 
코오롱티슈진은 두 시험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향후 개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지만, 두 번째 시험마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가해질 재무적 충격파는 모회사까지 번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두 번째 시험마저 부진하면 개발비 회수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총자산은 5132억원이며, 이 가운데 개발비(무형자산)가 약 3828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74.6%를 차지하고 있다.
 
임상 실패로 예상 상업화 시점이 늦어지거나 매출 전망이 꺾여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하면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한다. 이미 전임 감사인 서현회계법인은 2025년 감사에서 '개발비의 인식과 손상'을 핵심감사사항(KAM)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러한 회계적 부담은 지주사인 ㈜코오롱의 재무제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오롱의 올해 6월 말 별도 재무제표에는 티슈진 투자주식 약 2689억원이 반영돼 있다. 나아가 2025년 연결감사에서는 약 1847억원의 티슈진 관련 영업권을 포함한 현금창출단위의 손상평가가 핵심감사사항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임상 결과가 악화하면 별도재무제표의 투자주식과 연결재무제표의 영업권에 대해서도 손상검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손상차손이 발생할 경우 해당 재무제표의 자산과 자기자본이 감소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해 향후 자금조달 여력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지원금 마련 과정에서도 외부 조달 부담이 확인됐다. ㈜코오롱은 티슈진 보유 주식을 담보로 6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증자 대금을 댔다. 그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자체 현금이 고갈되면서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티슈진 주식을 담보로 내놓고 시장에서 600억원을 빌려온 상황이다.
 
여기에 코오롱티슈진 자체의 CB 상환 수요도 유동성을 압박하는 요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상환 CB 원금은 총 1385억원에 달한다. 이 중 3회차(160억원)는 내년 2월, 리스크의 핵심인 4회차(1225억원)는 내년 9월부터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가 가능하다.
 
4회차 CB는 스톤브릿지캐피탈(500억원), IBK캐피탈·카스피안캐피탈 컨소시엄(325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300억원), 신한벤처투자 컨소시엄(100억원) 등 대형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대거 인수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최초 4만4361원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을 거쳐 최저 한도인 3만 7075원까지 조정된 상태다. 최근 1만 6000원선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 953억원을 보유한 코오롱티슈진으로서는 임상 비용 지출과 상환 요구가 겹칠 경우 지주사의 추가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뒤따른다.
 
 
 
그룹 자산 유동화 나섰지만…지속된 출자에 코오롱 부담도 '한계'
 
㈜코오롱은 자체 현금창출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 자산을 매각하는 전방위 유동화 작업 돌입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우선 ㈜코오롱은 올해 3월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파파모빌리티' 지분 98.33%를 전량 처분했으나 실제 현금 유입은 약 3억원에 그쳤다. 자금 확보보다는 적자 사업에 대한 추가 지원 부담을 차단하는 의미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역시 지난 2월 코오롱아우토 지분 매각을 완료했지만, 최근 2년간 27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100억원의 현금은 그룹 전체로 흘러가기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내부에서 로터스, 페라리 등 마진이 높은 럭셔리 브랜드 및 중고차 신사업(오토허브셀카 인수 등)을 확장하기 위한 실탄으로 재배치됐다.
 
지난해 말 결정을 내린 광주 도척 물류센터 토지·건물 매각 건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136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앞서 1450억원을 들여 인수한 것과 비교하면 손해를 보고 매각을 단행한 셈이다.
 
그룹 차원의 대형 거래는 소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7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오버코트(OC), OLED 봉지재, 드라이필름(DFR) 등 전자소재 일부 사업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계약을 조율 중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규모다.
 
이 외에도 코오롱글로텍의 인조잔디 사업 매각을 위해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우정힐스CC와 패션부문 일부 여성복 사업도 매각 대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이러한 계열사 대형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지주사의 티슈진 지원 재원으로 자동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매각 대금을 해당 계열사의 자체 차입금 상환이나 신규 투자에 우선 사용할 경우, 지주사로의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간 배당을 확대해야 하지만, 올해 상반기 ㈜코오롱이 코오롱인더스트리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6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코오롱의 올해 상반기 전체 배당금 수취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9% 감소한 216억원에 그친 반면, 이자 지급액은 233억원이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3억원 순유입에 머물렀다. 코오롱티슈진 출자 등으로 인해 ㈜코오롱의 차입금 및 사채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874억원 늘어난 1조1172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12월 임상 결과가 부진할 경우 추가 개발비 공급, CB 상환 대응, 자산 손상평가 부담이 동시에 몰려오게 된다. 이에 코오롱 측에선 우선 외부 기관에 맡긴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데이터 분석을 위탁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과 달리 자체 통계분석팀에게 이를 맡긴 바 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는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주문한 관련 스터디 2건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홍준표 IB토마토 홍준표 기자입니다. 가치 있는 내용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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